새학기 서울江南지역 전학 열기 여전

  • 입력 2005년 3월 6일 18시 30분


신학기를 맞아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많은 서울 강남지역 고교로 전학하려는 고교 신입생이 올해도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고교 신입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08학년도부터 내신의 비중이 높아져 학부모들의 ‘강남 선호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과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강남 전학생 예년 수준=서울시교육청은 1일부터 5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고교 신입생 전학 신청을 접수해 지금까지 1854명을 희망 학교에 배정했다. 이 가운데 강남구와 서초구 등 이른바 강남지역 학교로 옮긴 고교 신입생은 21.2%인 393명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 2039명의 전학생 가운데 강남으로의 전학생은 408명으로 20.0%, 2003년에는 2048명 가운데 23%인 484명이었다. 전체 전학생은 예년보다 다소 줄었지만 강남 선호 현상은 비슷하게 나타난 것이다.

예상되는 내신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고교 신입생들이 강남으로 몰리는 현상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도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2008학년도 대입부터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은 9등급 점수만 제공돼 변별력이 낮아지고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성적에 상대평가가 적용된다. 따라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많은 학교에서는 높은 내신 성적을 받기가 어려워졌다.

▽강남 선호 유지될까=전문가들은 강남 선호도가 여전히 높은 것은 강남지역 학교의 면학 분위기가 좋고, 사교육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학부모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고교에 입학한 아들을 위해 노원구 상계동에서 강남구 대치동으로 이사한 정모(46) 씨는 “내신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입시제도보다는 환경과 동기가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고교 내신을 불신하는 대학들이 논술과 구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를 강화해 새 대입제도의 실효성이 적을 것이라는 판단도 강남지역을 선호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학부모들이 2008학년도 이후의 대입제도를 실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남의 한 학원강사는 “다른 지역 학교의 1등이 강남에 와서 10등 안에도 들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실제로 자녀의 성적표를 받아보면 ‘현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실제 자녀의 성적에 따라 강남지역에서 ‘대탈출’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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