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大 정운찬총장, 2년반만에 첫 강의하던 날

  • 입력 2005년 3월 4일 18시 03분


코멘트
서울대 총장으로서는 처음으로 4일 정규수업에 나선 정운찬 총장. 그는 이번 학기에 신입생 16명을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한 차례씩 강의한다. 박영대  기자
서울대 총장으로서는 처음으로 4일 정규수업에 나선 정운찬 총장. 그는 이번 학기에 신입생 16명을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한 차례씩 강의한다. 박영대 기자
“여러분이 제겐 39년 후배지만 오늘은 좀 떨리네요.”

4일 서울대 사회대 한 강의실에서 열린 정운찬(鄭雲燦) 총장의 첫 강의 소감이다.

정 총장은 이번 학기부터 ‘나와 경제학’(1학점)이라는 제목으로 신입생 16명을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한 차례 강의한다. 서울대 총장이 정규 강좌를 통해 수업을 진행하기는 이번이 처음. 정 총장 개인으로는 총장직을 맡기 전인 2002년 1학기 이후 2년 반 만의 정규 수업이다.

이 강의는 서울대가 올해 처음 도입한 ‘프레시맨(새내기) 세미나’의 한 과목으로 마련된 것. 모두 67개 교과목이 개설됐으며 각각 10∼15명의 신입생을 정원으로 토론식 수업을 진행한다. 정 총장의 강의는 신입생 1명이 수강을 간곡히 요청해 예외적으로 정원을 초과했다.

정 총장은 “오늘은 총장이 아니라 선생님이니까 자유롭게 말하세요”라며 스스럼없는 토론을 유도했다.

이날 강의에서 정 총장은 대학 진학 때 자신이 왜 경제학을 선택하게 됐는지를 자세히 설명했다. 당시 최고 인기학과이던 서울대 화학공학과에 지원하려다 생물을 못해 문과로 바꾸었으며 문과로 전환한 뒤 법대를 지원하려다 친하게 지내던 선배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 장관이 경제학과를 권유하는 바람에 선택하게 됐다는 것.

그는 또 한동안 공부에 별 흥미를 못 느꼈으나 2학년 2학기 때 조순(趙淳·서울대 명예교수) 교수를 만나 경제학의 새로운 매력에 빠지게 됐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정 총장은 이번 학기에 모두 11번에 걸쳐 ‘나의 대학시절’ ‘교수로서의 나’ ‘세계 속의 한국 경제’ 등을 주제로 강의할 예정이다.

평소 “수업 현장에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싶었다”고 말해 온 정 총장은 강의를 마친 뒤 “학업 계획이나 진로에 대한 학생들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