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대학 진학을 준비하며 17일 수능을 치른 광주 A여고 3학년 김모양(18)은 22일 “시험 내내 교실 여기저기서 휴대전화 진동소리가 울렸지만 선생님들이 학생들 옆을 지나다니며 눈치만 줬을 뿐 커닝을 적발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구속된 광주 S고 배모군(19)을 면회하러 광주 동부경찰서를 찾았다는 B여고 이모양(18)도 “걸릴 때를 대비해 휴대전화를 3개씩 갖고 고사장에 들어간 학생도 있었지만 선생님들은 ‘갖고 있는 휴대전화를 꺼내라’는 말만 했을 뿐 철저하게 찾아내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S고 박모군(18)은 “아이들이 모의고사 때 하듯 대수롭지 않게 커닝했다”며 “선생님들이 아이들이 커닝하는 것을 분명히 알았을 텐데 잡아내지 않은 것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사들이 부정행위를 적극적으로 적발하지 않은 데에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장래’를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 수험생의 생각. 부정행위가 적발된 학생들은 수능 응시자격 발탁 등 엄청난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교사들이 이를 눈감아줬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S고 이모 교사(59)는 “수능 이전부터 부정행위와 관련한 제보를 인터넷 등을 통해 보긴 했지만 학생들의 치기어린 장난인줄 알았다”며 “이렇게 엄청난 일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광주=전지성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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