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튀는 학과로 신입생에 ‘손짓’

  • 입력 2004년 11월 1일 2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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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학과를 신설해 신입생 모집난과 취업난을 동시에 해결하자.”

전북지역 대학들이 과거 취업전문학원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학과를 앞 다투어 설치하고 있다. 입학 정원에 턱 없이 못 미치는 신입생 미달 현상을 어떻게라도 줄여 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이색 학과 신설 경쟁에는 전문대와 4년제의 구분도 없다. 헤어디자인과나 애완동물관리과 등 예전에 전문대에 있던 학과가 ‘취업이 잘 되고 학생이 몰린다’고 소문이 나면 4년제도 서둘러 과를 신설하고 나선다.

전주기전여대는 내년도에 ‘한국어OA(사무자동화)과’를 신설한다.

중국이나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근무를 희망하는 현지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에게 한국어와 사무실 근무에 필요한 전산 교육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전여대는 또 내년에 영화제작 현장에서 필요한 조명, 분장 등 보조인력을 양성하는 영화스탭과 및 사회복지상담과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 대학은 이외에도 치위생과와 모형아티스트과, 과학실험요원양성과, 응급구조과, 애완동물관리과 등을 신설하는 등 3∼4년 사이에 전체 학과의 절반에 가까운 학과가 신설됐다.

원광대는 육군본부와 협약을 맺어 올해 군사학과를 신설하고 내년도 신입생 모집에 들어갔다. 군사학과 학생이 육군 장학생을 지원하면 4년 동안 전액 학자금을 받을 수 있고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우석대도 내년도에 국제레저컨벤션학과, 관광상품개발학과, 실버복지학과, 디스플레이공학과, 소방안전학과, 제약공학과, 태권도학과 등을 신설했다.

이 대학의 국제레저컨벤션학과는 전북도의 주요 추진사업의 하나인 ‘관광 레저 및 물류산업의 메카화’를 위한 정책협력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호원대는 부동산건설개발학과, 조명인테리어학과, 산업인력개발학부, 소방학과, 헤어디자인과 등을 신설했고 전주대는 과학교육과와 생산디자인과 등 2개 학과를 신설했다.

그러나 사전에 철저한 준비 없이 학과를 설치하다 보니 관련시설과 교과과정이 부실하고 과명만 유행에 맞춰 바꾸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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