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가정주부 생활고로 은행강도

  • 입력 2004년 9월 21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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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배기 아들을 둔 주부 김모씨(20)는 20일 낮 12시반경 부산 사상구 괘법동의 신용협동조합에 무작정 흉기를 들고 들어갔다.

혼자 있던 직원 이모씨(30)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돈을 요구했으나 이씨가 반항하며 달아나자 겁을 먹고 그대로 신협을 빠져나왔다.

경찰은 폐쇄회로(CC) TV에 찍힌 인상착의를 바탕으로 하루 만에 신협 고객인 김씨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결과 3년 전 결혼한 김씨는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3000여만원의 사채와 카드 빚을 지고 있었으며 4개월 전 남편(27)까지 직장에서 해고돼 아들의 우유 값도 대지 못하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달 초 장기를 팔아 돈을 마련하기로 결심하고 장기매매 계약을 했으나 검사비 수십만원만 떼이는 사기를 당했다.

결국 추석을 앞두고 고향인 전남 여수에 갈 차비도 없었던 김씨는 예금 때문에 몇 번 찾아간 적이 있던 신협을 털기로 마음을 먹었다는 것.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추석 때 고향에 갈 차비도 없는 데다 아이까지 배가 고프다며 보채는 모습을 보고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범행을 결심했다"고 울먹이며 선처를 부탁했다.

그러나 부산 사상경찰서는 김씨의 사정이 딱하기는 하지만 범죄행위가 중해 21일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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