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금속연맹 “현대重노조 제명”

  • 입력 2004년 9월 15일 18시 43분


민주노총 산하 금속산업연맹(위원장 백순환)은 15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현대중공업 노조를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금속연맹은 이날 충북 보은군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 264명(총 484명)이 참가한 가운데 투표를 실시해 찬성 232명(참석자의 87.9%)으로 현대중공업 노조를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금속연맹은 ‘1월 발생한 현대중공업 사내 협력업체의 퇴직 근로자 고 박일수씨(50) 분신사건 수습과정에서 현중 노조가 회사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반노동자적인 태도로 일관했고 유인물을 통해 연맹의 명예를 훼손, 연맹규약(제57조)을 위반했다’고 제명 사유를 밝혔다.

현중 노조가 일주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하지 않을 경우 제명이 최종 확정된다. 노조는 조만간 확대 간부회의 등을 소집해 제명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노조는 고 박일수씨 분신사건 발생 직후 “민주노총이 현중 노조 중심의 분신대책위 구성 제의를 거부했고 분신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고 한다”며 2월부터 지금까지 8개월째 금속연맹비(3억8000여만원) 납부를 거부해 왔다.

앞서 노조는 3월 기자회견을 통해 “금속연맹이 제명을 강행할 경우 새로운 노동운동을 펼쳐나가기 위한 독자노선을 걸어 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속연맹(노조원 16만명) 내 3번째 규모인 현중 노조(1만8000여명)가 ‘온건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표방하며 민주노총, 한국노총과는 별도로 제3의 노동단체를 구성할 경우 노동계의 판도변화도 예상된다.

현중 노조는 1987년 7, 8월 ‘노동자 대투쟁’을 이끄는 것을 시작으로 매년 강경 노동운동을 주도했으나 1995년부터 ‘온건·실리주의’를 내세워 올해까지 10년 연속 무분규를 기록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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