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제 역할 못하는 취업 정보센터

  • 입력 2004년 9월 10일 2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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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상담을 받으러 최근 인천 남구 취업정보센터를 찾았던 김모씨는 왠지 마음이 불편해서 직업상담사와 제대로 얘기조차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공무원들이 바쁘게 일하고 있는 과 사무실 한쪽에 놓인 책상에서 칸막이도 없이 상담을 받아야 했던 것. 여러 사람이 오가는 자리에서 어려운 형편과 실직 사유 등을 털어놓으려니 자존심이 상하는 듯 했다.

남구는 이처럼 공간 부족을 이유로 별도의 취업정보센터를 마련하지 않은채 경제지원과 한쪽에 책상을 놓고 취업상담을 벌이고 있다.

비단 이 곳 뿐만 아니라 인천지역 구군(區·郡)이 운영하는 취업정보센터 가운데 상당수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공간 등 하드웨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담요원들의 사기(士氣)도 매우 낮은 상태다.

서구는 2명의 직업상담사 중 1명이 올해 3월 그만뒀지만 추가 채용을 못하고 있다. 그나마 1명의 상담사도 오전9시부터 오후1시까지만 근무한다.

상담사가 자주 그만 두는 것은 처우가 좋지 않기 때문. 상담사는 비정규직 직원으로 구군 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월 100만원 이하의 보수를 받고 있다.

2명의 상담사를 두고 있는 계양구는 1명은 자원봉사형식으로 하루 일당 3만원을, 1명은 지원금 형식으로 월 40만원을 주고 있다. 남구의 2명도 4시간씩 교대 근무를 하면서 하루 2만원을 받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2급 자격증을 갖고 있는 상담사들 가운데는 구청에서의 상담을 1급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따기 위한 경력 쌓기 정도로 여기는 사람이 상당수다. 1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관공서 3년 이상의 상담경력이 필요하기 때문.

한 직업상담사는 “현재의 처우로는 의욕적인 취업상담을 벌이는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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