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대법관 후보 "사형-호주제 폐지돼야"

  • 입력 2004년 8월 10일 0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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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金英蘭) 대법관 후보자가 9일 사형제 존폐 논란과 관련해 “사형제도는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특위(위원장 권오을·權五乙)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지금까지 헌법재판소는 사형제도의 합헌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법관도 인간인 이상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형벌인 사형선고를 극도로 꺼리며, 어쩔 수 없이 사형선고를 하는 경우에는 엄청난 고뇌를 하게 된다”며 이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사형제 폐지 시기에 대해서는 “국민의 법의식 수준, 범죄율, 기타 형사정책상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민의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법관들이 인사청문회 등에서 사형제 폐지론에 대한 견해 표명을 피해 왔다는 점에서 김 후보자가 사형제 폐지에 찬성의 뜻을 밝힌 것은 앞으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유영철씨 사건을 계기로 흉악범의 사회 격리 차원에서도 사형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김 후보자는 또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를 계기로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해 “조건과 심사과정을 엄격하게 거쳐 대체복무를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호주제 폐지론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에 대해서는 “대법원에 관련 사건이 계류 중인 만큼 개인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인사청문특위는 11일 청문회를 열어 김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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