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스파다교수 "조기 영어유학 득보단 실 많아"

  • 입력 2004년 4월 25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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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교수법의 세계적 권위자인 캐나다 토론토대 니나 스파다 교수(50)는 “한국인이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한국에서도 필요한 영어를 얼마든지 습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영어교수법에 대한 강연을 위해 내한한 스파다 교수는 제2언어습득(Second Language Acquisition)에 관한 50여개의 논문과 3권의 저서를 발표했다.

특히 펫시 라이트바운과 함께 쓴 ‘How languages are learned(언어는 어떻게 습득되는가)’는 영어권에서 우수한 영어교육서에 주는 영국의 ‘에든버러 공 도서전’ 93년 수상작으로 뽑혔으며 전문서적으로는 드물게 세계적으로 1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외국어를 배우는 데 적합한 결정적인 나이는 없습니다. 학계에서는 대체로 15세 이전에 시작하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4∼5시간 영어로 생활한다면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초등학교에서 어떻게 그 수준을 유지하느냐가 문제입니다.”

그는 특히 한국인이 영어만을 위해서 아이를 조기유학 보내는 것에 반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기유학은 아이나 부모에게 너무 큰 희생이며 아이가 정말 필요한 수준 높은 한국어를 배울 기회를 박탈한다는 것.

그는 또 영어를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배우는 것이 긴 시간에 걸쳐 조금씩 배우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한 시간씩 1∼2년가량 걸리는 프로그램보다는 몇 시간씩 1∼6개월 배우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라는 것.

이런 점에서 단기 해외연수나 영어스쿨 존에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영어로 학과를 공부하는 ‘이머전 프로그램’은 이미 교육적 효과를 인정받았다.

스파다 교수는 아이들에게 문법을 가르칠 때 대화를 통해 익히도록 해야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아이가 잘못된 영어를 구사하면 잘못을 ‘꼭 집어’ 얘기해 줘야 하지만 매번 오류를 정정해주면 배우고자 하는 의욕을 꺾기 때문에 조절이 필요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영어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은 새로운 단어를 흡수하고 영어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요. 정확한 언어구사는 웬만큼 영어를 흡수한 뒤에 해도 되니까요.”

모국어인 영어 외에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를 구사할 수 있는 스파다 교수는 옥스퍼드대출판사의 언어학 교재 편집위원회와 케임브리지대출판사의 언어교수법 교재 편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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