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인사 줄줄이 수감…“또 독방 줘야하나” 서울구치소 비상

  • 입력 2004년 1월 30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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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왕시 포일동 서울구치소 주차장이 30일 승용차로 가득 차 있다. 구속된 거물 정치인들을 면회하려는 지인들과 해당 지역민들이 부쩍 늘었다. -이훈구기자
경기 의왕시 포일동 서울구치소 주차장이 30일 승용차로 가득 차 있다. 구속된 거물 정치인들을 면회하려는 지인들과 해당 지역민들이 부쩍 늘었다. -이훈구기자
올해 들어 대선자금 불법 모금 사건 등 대형 비리에 연루된 국회의원이 잇따라 구속되면서 이들이 수감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가 거물급 인사들로 북적이고 있다.

특히 앞으로 수감될 현역 의원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보여 서울구치소측은 이들을 수용할 ‘독방’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현재 서울구치소에는 현역 국회의원만 12명이 수용돼 있다.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박주천(朴柱千) 박명환(朴明煥) 최돈웅(崔燉雄) 서청원(徐淸源) 신경식(辛卿植) 의원과 민주당 박주선(朴柱宣) 이훈평(李訓平) 김운용(金雲龍) 의원, 열린우리당 정대철(鄭大哲) 이상수(李相洙) 송영진(宋榮珍) 의원 등.

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의원과 한나라당 박상규(朴尙奎) 의원이 구속될 경우 14명으로 늘어난다.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고문과 박지원(朴智元) 전 대통령비서실장,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비서관, 손길승(孫吉丞) SK회장 등 거물들도 독방을 선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치소측에서는 독방이 모자라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서울구치소에는 350여개의 독방이 갖춰져 있어 지금까지는 여유가 있었다.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갑자기 ‘범털’(정치인 등 특별히 주목받는 수감자를 가리키는 교도소 내 은어)들이 늘어나면서 독방에 수용된 일반 재소자 중 일부를 다른 방으로 옮기는 조정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물들이 늘면서 구치소 면회 풍경도 달라졌다. 이들에게도 하루 1회 면회가 허용되지만 면회 요청이 하루 수십건씩 들어와 구치소측이 이를 조절하거나 거절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것.

일부 의원의 경우 검찰에 소환돼 보강조사를 받는 때가 많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청사에서 면회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또 면회객 중 고위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구치소 주차장에는 고급승용차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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