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카드 파업 돌입… 현금서비스 지장없어

  • 입력 2004년 1월 13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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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카드 노조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본사에서 노조원 582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정식’을 갖고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노조측은 “경영진의 일방적인 구조조정과 합병 계획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며 “14일에는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노사는 이날 협상을 시도했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주훈(李柱勳) 외환카드 사장은 전날 노조와의 충돌에 따른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며 나오지 않았다. 노조측 대표인 장화식(張華植) 사무금융노련 대책위원장은 “이 사장이 전날 발견된 문건의 작성자를 밝히고 사과한 뒤 독자생존 방안을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 대표로 나온 서경표(徐庚杓) 외환카드 재무관리본부장은 “회사가 스스로 돈을 빌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은행과의 합병 외에 대안이 없다”고 맞섰다. 회사측은 이날 오후 노조에 “외환은행의 책임 있는 관계자, 외환카드 이 사장과 노조 등 3자가 공개되지 않은 제3의 장소에서 협상하자”고 제의했고 노조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14일 협상이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파업에도 불구하고 고객 현금서비스 등 외환카드 영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며 전산망도 정상 가동됐다. 임방남(林方男) 노조 부위원장은 “고객을 볼모로 잡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산직 직원들이 파업에 참가할 수 없도록 해 달라는 쟁의행위중지가처분 신청을 12일 서울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12일 밤부터 서울 P호텔 등 일부 가맹점이 법인용 외환카드 결제를 중단하는 등 동요가 발생하자 파업 비상대책반을 파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환카드가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서 대부분의 가맹점에서 정상적인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외환은행 등이 자금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맹점들이 피해볼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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