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현장]우면산터널 이용 과천~시청 출근해보니…

  • 입력 2004년 1월 13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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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 안양 등지와 서울 서초, 강남지역을 잇는 우면산터널이 개통된 지 1주일이 지났다. 이 지역 교통 흐름은 어떨까. 또 교통량 분산효과가 나타나고 있을까.

본보 취재팀은 13일 오전 경기 과천에서 승용차 2대를 이용해 한 대는 이 터널을 통과하고 다른 한 대는 통과하지 않는 방식으로 서울시청까지의 교통 흐름을 점검했다.

▽시간은 단축=오전 8시 정각, 과천의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앞에서 동시에 출발했다.

우면산터널을 선택한 취재팀은 정부과천청사역에서 선암로를 통해 터널 입구에 8시9분에 도착했다. 앞서 가는 차량은 2대뿐. 서울에서 가장 긴 2070m의 터널을 지나는 데는 2분도 걸리지 않았다.

반포로에 진입해 서초동사거리를 지나 반포대교에 오른 시각이 8시20분. 반포로에서도 시속 50km대를 유지했다.

이날은 그렇지 않았지만 반포로의 신호체계에 문제가 있어 터널에서 빠져나온 차들이 길게 늘어서는 경우도 많다고 택시운전사 강모씨는 말했다.

남산 3호터널을 지나 시청에 도착한 시간은 8시31분. 이동거리는 17.1km였다.

기존 도로를 선택한 다른 취재팀은 남태령을 지나 8시16분 사당역에 도착했다. 전날 눈이 온 탓에 시민들이 승용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해서인지 다른 날보다 소통이 원활한 편이었다.

이수역사거리를 지나 동작대교에 오르니 8시26분. 동작대교를 건넌 뒤 차가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40분에 남산 3호터널에 진입해 시청에 도착한 것은 8시45분, 이동거리는 16.8km였다.

우면산터널을 이용한 팀이 14분 빨랐다. 다른 날 같으면 20분 이상 단축됐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

▽요금이 문제=우면산터널을 지나는 차량은 하루 평균 1만3000대 정도. 당초 서울시와 터널 운영사측이 예상한 통행량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초창기라 홍보 부족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요금이 너무 비싸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우면산터널의 통행료는 경차 1000원, 소형 및 중형차(택시 포함) 2000원이다. 공휴일과 새벽 및 야간시간대에도 요금을 받고 할인해 주는 정기권도 없다.

우면산터널을 운영하는 ㈜우면산개발 관계자는 “투자금액과 향후 수입 등을 감안해 계산한 당초 통행료는 1000원 정도였으나 서울시와의 협의 과정에서 2000원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승용차의 도심 진입을 막으려는 게 서울시의 의도였다는 것.

통행량이 적다보니 예상했던 교통량 분산효과 등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초구 이정수 교통개선실장은 “개통 후 주변 강남대로나 동작대로 등의 통행량은 줄고 반포로는 정체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직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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