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資고속도로 수입부족 정부가 메워줘 年1000억 이상 낭비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8시 43분


정부가 예상교통량의 통행료 수입 부족을 보전해 주는 조건으로 건설된 주요 민자 고속도로의 실제 교통량이 예상치의 절반에 불과해 거액의 국가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 민자 고속도로의 예상교통량이 정부의 지원을 노리고 당초부터 ‘뻥튀기’ 계산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은 21일 “10월부터 벌여온 ‘민자 사업 집행 및 사후관리 실태’ 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부 민자건설 도로에 대해 ‘예상교통량의 80∼90%는 정부가 통행료 수입을 보장한다’는 취지의 운영수익보장협약을 민간사업자와 체결해 매년 통행료 수입 지원을 해오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인천 신공항고속도로의 경우 정부가 2020년까지 예상교통량의 90%까지 통행료 수입을 보장해 2001년부터 매년 1100억∼1300억원씩 부족한 수입을 보전해 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정부가 28년간 예상교통량의 85%까지 통행료 수입부족금을 메워주기로 한 광주 우회고속도로의 경우는 정부가 2001년에 67억원을 지원했고 2002년도에도 사업자측에서 58억원의 보전금을 신청했다.

한편 도로 개통 후 실제 교통량은 예상교통량에 비해 △인천 신공항고속도로가 45%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50% △광주 우회고속도로 60% △경북 문경∼충북 괴산간 이화령터널고속도로 20% 등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정부가 예상되는 교통량을 면밀하게 검증하고 감시할 만한 장치를 갖추지 못한 채 예상수익 보전문제에 안이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민간사업자에게 발목을 잡힌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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