私교육, 교사들 생각은… “특기-적성 계발 등 효과” 59%

  • 입력 2003년 12월 7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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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중고교 교사 10명 중 6명가량은 과외나 학원 수업 등 사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급학교 진학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특기 계발을 위해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교사들이 많기는 하지만 교사들의 이 같은 인식은 최근 몇 년간 급속히 붕괴되고 있는 공교육의 실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교사 59.1% ‘사교육 필요하다’=한국교육개발원은 9∼10월 전국 초중고교 교사 25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교사의 59.1%가 ‘학생들이 과외 등 사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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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발원이 2000년 전국 초중고교 교사 324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40.7%가 ‘정규과목에 대한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당시 조사와 질문 내용 등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최근 3년간 사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교사가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교사는 초등교사가 64.5%로 가장 많았다. 실업고교 교사의 57.5%, 중학교 교사의 56.1%, 일반고교 교사의 55.7%가 사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었다.

▽‘사교육 받아야 대학 간다’=교사들은 사교육이 효과가 있는 영역(복수 응답)으로 ‘특기 적성 계발’(65.2%), ‘고교 및 대학 진학’(40.1%), ‘학교 성적 향상’(27.6%) 등을 꼽았다.

사교육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 저하’(73.5%), ‘학교 수업 소홀’(73.4%), ‘창의력 및 사고력 저하’(69.1%), ‘지나친 경쟁심 유발’(61.7%) 등을 들었다.

하지만 학부모(1만2462명 조사)는 ‘고교 및 대학 진학’(53.1%), ‘학교 성적 향상’(52.3%), ‘특기 적성 계발’(46.8%) 등의 순으로 사교육의 효과를 들었다.

학생(4588명 조사)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학교 성적 향상’(51.7%), ‘고교 및 대학 진학’(49.4%), ‘특기 적성 계발’(23.4%) 등의 순이었다.

사교육의 효과에 대한 인식에서 교사 학부모 학생 사이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진학이나 성적 향상이 주요한 효과 중 하나로 꼽힌 것이다.

▽‘공교육 부실 초래’=교사와 학생 등 교육주체들의 이 같은 인식은 학교 수업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은 것을 전제로 하고 가르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 역시 학교에만 자녀를 맡기기는 불안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학부모 안모씨(43·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학습진도에만 신경을 쓰는 것 같아 보인다”면서 “아이들이 학원에서 미리 배우지 않으면 학교 수업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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