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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0월 21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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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7시50분경 서울 은평구 지하철 3호선 녹번역에서 이모씨(28·여)가 평소 있던 현기증을 이기지 못하고 선로로 떨어졌다. 마침 역으로 들어오던 수서행 3055호 전동차의 기관사가 이씨를 발견하고 급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열차는 쓰러진 이씨를 통과해 20m가량 전진해 버렸고, 몰려든 시민들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며 웅성댔다.
역무실에서는 신고를 접수한 즉시 구조요원을 현장에 보내 열차 밑부분을 자세히 살펴봤으나, 정작 이씨는 ‘무슨 일 있었느냐’는 듯 열차 밑에서 태연하게 걸어나왔다. 이씨는 역무실에서 간단히 신원만 밝힌 뒤 “병원에 가보자”는 역무실 직원들의 요청을 한사코 거부한 채 “집으로 가겠다”며 홀연히 사라졌다.
녹번역 관계자는 “열차와 선로 사이에는 일정한 공간이 생기는데, 이씨가 반듯이 선로에 누워 있었기 때문에 목숨을 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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