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나간 복지부' 최장수 마을 선정 사망한 노인포함

  • 입력 2003년 10월 3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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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노인의 날'을 앞두고 전국 최장수 마을로 선정해 발표한 마을이 현장 확인을 거치지 않은 엉터리 통계를 기초로 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일 경남 함안군 군북면 영운리 영운마을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주민 36가구 73명 중 51명이며 이 가운데 80세 이상이 34명으로 66.7%를 차지해 전국 최장수 마을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영운마을 이장 진종술씨(62)는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65세 이상 노인은 15명, 80세 이상 노인은 최고령인 윤계생옹(91) 등 5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통계상 차이가 큰 것은 노인인구 조사를 맡았던 함안군이 현지조사를 하지 않은 채 전산처리 과정에서 지난 10년간 사망한 노인을 살아 있는 사람에 포함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이장인 진용달씨(65)는 "복지부가 발표한 노인 수만큼 살지 않는데 최장수 마을로 선정됐다는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다"고 밝혔다.

군북면 관계자도 "전형적인 산촌인 이 마을에는 주민등록된 젊은 인구가 워낙 적어 노인수를 감안한 비율로 따질 경우 통계상 높은 수치가 나올 수 있지만 발표된 인원만큼의 노인은 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양 진씨 집성촌인 이 마을은 남강변인 방어산(해발 530m)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최근 복지부는 노인의 날을 앞두고 전국 최고령자를 인천 강화에 사는 114세 함순덕 할머니로 발표했다가 사망자로 드러나자 부랴부랴 다시 같은 114세인 경기 부천의 양다학 할머니로 발표했으나 실제 나이가 95세로 확인돼 비난을 산 바 있다.

함안=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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