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미 같은 병사 같은 내무실 생활

  • 입력 2003년 9월 25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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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도 같은 취미를 가진 전우끼리 지낼 수 있다면?’

공군 제11전투비행단 항공전자정비대대가 대대 전체를 ‘테마 내무실’로 운영해 신세대 병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테마 내무실은 같은 취미나 비슷한 성격을 가진 병사들이 모여 자신들의 취향에 맞도록 내부환경을 조성한 것으로 현재 1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내무실 명칭은 ‘차(茶) 한 잔의 여유로움’(다도), ‘책으로 펼치는 나의 꿈’(독서), ‘게임과 군 생활을 함께’(컴퓨터게임), ‘군 생활을 영화처럼’(영화감상) 등 취미별로 나눠 운치있게 지어졌다.

테마 내무실은 5월 병사관리 문제로 고심하던 대대장 이용재 중령(41)이 “군대의 딱딱한 분위기가 내무실까지 이어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제안한 김석모 병장(22)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만들었다.

당초 내무실별로 병사들의 의견을 모아 특정 테마를 정했지만 이후 전입하는 신병들의 의견을 반영해 희망하는 내무실로 배치하고 있다.

테마 내무실을 만든 뒤 병사들이 다른 내무실에 가 취미와 정보를 교환하고 일부 병사는 ‘차 한 잔의 여유로움’ 내무실에 들러 차를 얻어 마시고 가는 등 교류가 활성화하고 있다는 것.

화분이 많아 ‘푸름을 꿈꾸는 곳’으로 명명된 내무실에서 지내는 김동민 병장(23)은 “꽃을 보면 군대생활 중 자칫 메말라질 수 있는 정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다른 내무실에 있는 화분을 가져와 가꿔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제11전투비행단은 테마 내무실에 대한 평가가 좋아 이를 부대 전체로 확대할 것을 검토 중이다.

대대장 이 중령은 “같은 취미를 가진 선·후임병들이 내무실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생활하고 있어 사고 예방과 전투력 증강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대구=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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