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검암지구 주민 전봇대 설치 반발

  • 입력 2003년 8월 21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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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에 조성된 인천 연수택지개발지구에도 전봇대가 없는데 신도시에 수백개의 전봇대가 설치된다면 말이 됩니까.”

최근 입주를 시작한 인천 서구 검암지구 아파트 주민들이 지구내 곳곳에 전봇대가 설치돼 있는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21일 인천 서구에 따르면 구는 8억7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검암1지구에 전봇대 282개를 설치했다. 검암2지구에서는 전봇대 82개를 옮겨 설치했다.

서구가 전선을 땅 속에 매설하지 못한 것은 구획정리사업 특성상 체비지를 매각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구는 검암1, 2지구의 전봇대를 없애고 전선을 모두 땅 속에 묻을 경우 600억원 정도의 사업비가 들어 지중화는 불가능하다는 태도다.

이에 대해 검암1, 2지구 주민과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전봇대와 전선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보행에도 어려움을 주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지중화 사업을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 한정희씨(49·여)는 “구가 사업비 확보 문제만 들먹이면서 도시개발 계획 초기부터 지중화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이는 지역 발전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서구는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인근 경서지구에 대해서는 한국전력과 협의해 지중화 사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서구 관계자는 “사업비 확보도 문제지만 검암지구의 도로가 좁아 전선을 지중화 할 경우 개폐기와 변압기가 도로 변에 설치돼 보행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1994년 12월 시작한 검암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은 내년 말 끝날 예정이며 10만여 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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