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난지도주민’ 호흡기질환 많다

  • 입력 2003년 5월 21일 19시 43분


과거 난지도 쓰레기매립지였던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일대에서 1.5km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43%가 천식 기관지염 폐렴 등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거나 앓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쓰시협)는 지난달 12∼14일 월드컵공원 내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에서 1.5km 이내, 2∼3km, 4km 이상 떨어진 지역에 사는 주민 100명씩을 무작위로 선정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쓰시협 홍수열 소각매립팀장은 “2∼3km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들은 25%, 4km 이상 떨어진 외곽지역 주민들은 12%가 호흡기 질환을 경험했다고 응답해 매립가스와 침출수가 주민들의 건강을 해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암, 알레르기성 비염, 피부병, 만성질환, 두통 등의 질환도 매립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사는 주민일수록 발병률이 높았다.

홍 팀장은 “매립가스와 먼지, 침출수에 따른 지하수 오염이 주민들의 건강에 피해를 주는 지에 대한 체계적인 건강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강대희(姜大熙) 교수는 “증세를 호소하는 것과 병이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이번 조사의 경우 난지도 부근에 살았던 사람은 심정적으로 증세가 있다고 여길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매주 1, 2회 월드컵공원에 간다고 해도 호흡기질환에 걸릴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난지도 매립장은 1978년부터 15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쓰레기의 70%가량을 매립한 곳으로 93년부터 매립이 중단돼 안정화작업을 거치고 있으며 지난해 월드컵을 앞두고 월드컵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