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장權 청탁 1800만원 최재승 의원측에 전달”

  • 동아일보
  • 입력 2003년 5월 21일 06시 41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휘장사업 관련 정관계 로비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서우정·徐宇正 부장검사)는 민주당 최재승(崔在昇) 의원이 월드컵 휘장사업권자였던 CPP코리아측에서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받았다는 관련자 진술 및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업체 관계자 등에게서 최 의원의 보좌관 이모씨가 2000년 7∼10월 “CPP코리아가 휘장사업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월드컵조직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CPP코리아측에서 1800만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당시 김용집(金容鏶·구속) 전 월드컵조직위 사업국장 등에게 전화를 걸어 “CPP코리아의 사업 편의를 봐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씨가 받은 돈을 최 의원에게 전달했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또 2000년 7∼9월 CPP코리아 회장으로 영입된 시중 은행장 출신 K씨에게서 휘장사업권 관련 청탁과 함께 1000만∼2000만원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5명 가운데 최 의원도 포함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그러나 최 의원측의 한 관계자는 이날 본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최 의원은 휘장사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K씨를 조만간 소환해 최 의원 등에게 돈을 전달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K씨가 이 사건의 핵심 로비스트인 G&B월드 대표 S씨(49·구속)의 서울지역 휘장사업 총판권 획득과 2001년 말 휘장사업권이 CPP코리아에서 코오롱TNS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S씨가 사업권을 획득하기 전인 1999년에서 2000년까지 설날과 추석, 연말 등에 청와대와 검찰의 간부, 정치인 등의 모두 74명에게 장뇌삼과 갈비세트 등 선물을 보낸 내용이 담긴 리스트를 입수해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또 전현직 의원 9명과 검사 등 검찰 직원 10명, 경찰관 27명, 변호사 11명 등 300여명의 이름과 직책, 사무실, 자택, 휴대전화 번호가 담긴 S씨의 개인 수첩도 확보해 정관계 로비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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