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생태공원 '작은 누리'

  • 입력 2003년 4월 22일 16시 18분


"도심 빌딩숲 속에 생태계가 살아숨쉰다"

유네스코의 '인간과 생물권(Man and Biosphere) 계획'을 적용한 옥상 생태공원 ' 작은 누리'가 서울 중구 명동 유네스코 회관 12층 옥상에서 4월 18일 문을 열었다.


도심 생태공원 '작은 누리'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서울시 지원을 받아 조성한 이 공원은 총면적 190평으로, 생태연못, 나무 30여종, 초화류 100여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네스코의 '인간과 생물권(Man and Biosphere) 계획' 중 생물권보전지역 개념(생물들이 사는 절대보존지역에서 인간이 사는 도시·마을로 점진적으로 변하도록 구획하여 보호하는 것)에 따라 핵심 지역, 완충 지역, 전이 지역으로 나뉜다.

핵심 지역에는 생태연못을 중심으로 야생초지가 형성되어 있다. 수련, 창포, 부들, 고마리, 미나리, 억새, 띠풀, 억새, 싸리나무, 개암나무, 보리수나무, 표고버섯, 국수나무, 진달래 등을 볼 수 있다. 연못에는 개구리, 소금쟁이 등이 방사되어 있다.

인간과 생태계가 연결되는 완충 지역에서는 산책로를 따라 꽃밭과 덩굴식물, 작은 나무들을 관찰할 수 있다. 섬초롱꽃, 금낭화, 상록패랭이, 라일락, 석류나무, 화살나무, 배롱나무, 할미꽃, 비비추, 참나리, 수수꽃다리 등이 촘촘이 심어져 있다. 매발톱, 꿩의 비름, 꽃무릇 처럼 재미있는 식물이름도 있다.

전이 지역에는 상추, 고추, 방울토마토, 가지, 부추, 조롱박 등을 심은 채소밭과 휴게시설이 있으며 앞으로 환경 및 생태 교육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작은 누리'는 올 한해 생태계를 안정시키기 위해 일부 시간대(월~금 12:00~14:00)에만 일반에 공개된다. 1년 동안 생태계 정착 과정을 면밀히 관찰한 뒤 내년에 본격적으로 주민 휴게 공간으로 개방된다.

또한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생태계에 관심이 있는 주부, 직장인을 대상으로 전문 '에코가이드(eco-guide) 교육'을 실시, 학생들 교육에 직접 투입하려는 계획도 있다.

김승윤(金乘潤·45) 유네스코 과학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은 "'작은 누리'는 작은 공간에 모여사는 생물들의 서식처로서, 인간의 생태계 간섭을 줄이고, 인간이 생태계를 위해 자리를 내준다는 점에서 일반 생태공원과 다르다"며 "이곳 생태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녹지에도 전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연 동아닷컴기자 jyc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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