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전문대 입시요강]실업고출신 정원3%까지 특별전형

  • 입력 2003년 4월 21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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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학년도 전문대 입시에서는 수시모집을 도입하고 실업계고 특별전형을 신설하는 등 직업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한양여대 도자기학과 학생들이 도자기를 빚는 실습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4학년도 전문대 입시에서는 수시모집을 도입하고 실업계고 특별전형을 신설하는 등 직업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한양여대 도자기학과 학생들이 도자기를 빚는 실습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21일 발표된 2004학년도 전문대 입학전형 기본계획은 전문대에도 수시모집을 도입해 신입생 모집난 해소에 도움을 주고 실업계 고교 출신 특별전형을 통해 실업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직업교육 자체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순한 제도 개선만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시모집 실시=전문대도 4년제 대학과 마찬가지로 수시모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할 수 있고 합격자는 전문대와 대학의 정시모집이나 추가모집에 지원을 할 수 없다.

교육부가 현행 고등교육법시행령 개정 작업을 마치면 전문대들은 9월1일∼12월9일에 2학기 수시모집을 실시할 수 있게 된다.

수시모집을 신설한 것은 올해 전문대 미충원 인원이 전체 정원의 17.6%인 5만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전문대 합격자마저 4년제 대학으로 이동하면서 등록률 불안정, 등록금 환불 등으로 인한 입시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대는 물론 4년제 대학도 학생 모집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인기학과를 제외하고는 수험생들이 전문대 수시에 얼마나 지원할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별전형 활성화=올해도 학생의 특별한 경력이나 소질 등에 따라 신입생을 선발하는 특별전형이 확대된다. 특별전형 모집 비율이 주간 55%이상, 야간 65% 이상이 되도록 권장된다.

또 입학 정원의 3% 이내에서 실업계고 출신자를 정원 외로 선발하는 ‘실업계고 졸업자 전형’을 처음 실시한다.

이는 고사 위기에 처한 실업계 고교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으로 실업고 학생들의 고등교육 문호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취업난 등으로 대학 또는 졸업자가 다시 전문대에 입학하는 사례가 많아 전문대 대학 졸업자의 정원 외 특별전형도 계속 실시된다. 원칙적으로 정원 제한이 없지만 보건의료계열은 정원의 20%, 유아교육과는 10% 이내에서 뽑아야 한다.

이 같은 재입학은 97년 2134명, 98년 2303명, 99년 2850명, 2000년 2829명, 2001년 2668명, 2002년 4260명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어 정규과정에 입학할 수 없는 가정주부나 직장인 등을 위한 시간제 등록생 전형과 산업체 위탁생 전형은 정원 외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시간제 등록생은 학기당 10학점 이내에서 학점을 취득할 수 있어 빠르면 4년 만에 전문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시간제 등록생 모집은 수도권 대학의 경우 정원의 10% 이내로 제한된다.

이 밖에 농어촌학생 전형(입학정원 3% 이내), 재외국민과 외국인 전형(〃2% 이내)도 실시되며 4년제 대학의 교육과정과 연계한 편입학 전형도 해당 대학 3학년 입학정원 3% 이내에서 치러진다.

▽추가모집 기간 단축=지금까지 전문대는 3월 말까지 추가모집을 실시할 수 있었으나 이번 입시에서는 2004년 3월13일까지 마치도록 했다. 2005학년도 입시부터는 대학과 마찬가지로 신입생 모집을 원칙적으로 신학기 시작 전인 2월 말까지 끝내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4월까지 추가모집을 실시해 학사일정에 혼란이 있고 늦게 입학하면서 한달 정도를 공부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수시 2학기모집 합격자 등록기간은 4년제 대학과 같이 12월 8, 9일로 정해졌고 정시모집 기간은 수시모집이 끝난 후부터 2004년 2월29일까지.

전문대는 복수지원 금지규정이 없어 4년제 대학, 산업대, 전문대 등에 무제한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전문대 수시 합격자는 4년제 대학은 물론 다른 전문대에도 지원할 수 없고 1개 대학에만 등록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전문대-4년제대학 2004학년 입시요강 비교
구분전문대4년제 대학
입시일정
― 접수 및 시험
― 합격자 발표
― 최종 등록기간

○ 대학 자율결정(수시모집 신설)
―수시모집
·1학기 : 미시행
·2학기 : 2003.9.1~12.9
―대학별 자율모집
·수시모집 이후부터 2004. 2. 29까지 모집(미충원 추가모집 2004. 3. 13까지)
○ 대학 자율결정
○ 최종합격자 등록 마감일(2004. 3. 13)

○ 수시 정시 추가모집으로 구분
―수시모집
·1학기 : 2003.6.3~8.22
·2학기 : 2003.9. 1~12.9
―정시모집 : 3개군으로 구분
·‘가’군 : 2003.12.16~12.31
·‘나’군 : 2004. 1. 2~1.17
·‘다’군 : 2004. 1.18~2. 5
―추가모집 : 2004.2.21~2.29까지

○ 대학 자율결정
○ 최종합격자 등록 마감일(2004. 2. 29)
정원외 특별전형·농어촌학생, 특수교육대상자, 재외국민과 외국인, 전문대·대학졸업자, 산업체위탁생, 시간제등록생, 실업고교 출신자(3%)·농어촌학생, 특수교육대상자, 재외국민과 외국인, 산업체위탁생,시간제등록생, 실업고교 출신자(3%), 전문대·대학 교육과정연계편입학(3%)
복수지원·제한없음
―수시모집 합격자는 타모집 지원금지
·정시모집은 모집기간이 다른 대학간 또는 동일 대학내 모집기간이 다른 모집단위 간에는 복수지원 가능
―수시모집 합격자는 타모집 지원금지. 정시모집 합격자는 추가모집 지원금지

▼전문대 이런科가 잘 나가요▼

‘취업난때는 전문대에서 보배를 찾아라.’

대학은 물론 전문대들이 모두 신입생 모집난을 겪고 있지만 전문대 교육과정 중에는 지원자가 많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분야도 많다.

교육인적자원부 통계를 보면 전문대나 대학을 졸업한 뒤 전문대 교육과정에 재입학하는 전형이나 실업고 직업교육 연계교육, 산업체 위탁교육 등 취업에 유리한 직업교육과정은 경쟁률이 높다.

전문대 대학 졸업자의 전문대 재입학은 98년 2303명에서 99년 2850명, 2000년 2829명, 2001년 2668명 등의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4260명으로 급증했다.

간호, 방사선, 물리치료, 임상병리, 치기공, 치위생 등 보건의료계열과 유아교육계열은 재입학자들이 선호하는 학과여서 정원의 10∼20%로 모집이 제한될 정도다.

이 밖에도 디자인, 자동차, 방송기술 관련 학과들도 지원자가 많고 취업률도 높아 인기 상한가다.

실업고 연계교육 대상자 입학도 2000년 2216명에서 2001년 4910명, 지난해에는 5910명으로 늘었고 연계교육과정 도입 학교는 전문대 101개와 실업고 459개로 전체 전문대와 고교의 60%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전문대와 산업체가 계약을 해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 신입생을 뽑는 산업체 위탁교육 입학생과 참여 업체도 계속 늘고 있다.

산업체 위탁교육 입학생은 96년 1만4231명에서 98년 2만7158명, 2000년 2만8690명, 2002년에는 3만160명으로 증가했다. 참여업체도 96년 6408개에서 98년 2만588개, 2000년 2만621개, 2002년에는 2만161개를 기록했다.

직업교육 관련 전형이 인기를 끄는 것은 역시 취업난 때문이다. 전문대 졸업자의 취업률이 지난해 80.7%로 4년제 대학 평균 60.7%보다 20%포인트나 높다.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얼마든지 취업 기회를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교육부 권진수(權鎭壽) 전문대 지원과장은 “수험생들도 자신의 적성이나 장래 등을 고려해 취업에 유리한 전문대 학과로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며 “전문대도 학생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교육 특성화로 성공한 전문대의 사례를 통해 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기고/전문대 경쟁력 키우려면▼

전문대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2003학년도 입시 결과 미충원 인원이 5만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과 전북, 강원지역의 미충원율이 30%를 넘어 단순한 운영의 위기가 아니라 존폐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전문대는 90%가 사립이고 학생 등록금에 의존해 경영할 수밖에 없다. 학생을 제대로 채우지 못한 대학은 ‘예비 도산대학’이나 다름없다. 전문 직업인력을 양성하는 전문대가 무너지는 것은 국가 경쟁력에 있어서도 큰 일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출생률 저하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고교 졸업자 수가 대입 정원보다 적기 때문에 학생 모집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2007년부터 약간 호전되지만 2016년부터 다시 감소할 전망이다.

둘째는 학생수 감소가 예견됐는데도 정부가 1994년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학교를 세울 수 있는 대학설립준칙주의를 도입하고 정원 자율화 정책을 펴면서 대학정원이 급증했다. 최근 10년간 고교 졸업자 수는 1만여명이 증가했지만 전문대와 4년제대의 입학정원은 29만명이 늘었으니 거꾸로 간 셈이다.

셋째는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인식이다. 학벌중심 사회 속에서 직업교육이 외면 받으면서 더욱 위축되고 있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넷째는 전문대의 혁신노력 부족이다. 어려운 여건에서 주문식 교육 등 나름대로 특성화와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도 백화점식의 방만한 경영을 하는 학교가 많다는 점을 깊이 자성해야 한다.

대안은 대학정원 감축과 한시적인 대학 신설 동결이 현실적이다. 일률 감축이 어려우면 연차적으로 교육여건 개선 목표를 설정하고 미달 대학은 정원을 줄이도록 유도해야 한다. 최소한 2010년까지는 대학 신설을 동결해야 한다. 일본도 3년 전부터 단기대학의 4년제대 승격 기준을 완화하고 재학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정원감축을 유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대에 대한 재정지원 확충도 절실하다. 전문대에 대한 국고지원은 매년 1700억원인 데 비해 4년제대는 1조원이나 된다. 재정 확보가 안 되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없다.

그러나 정부지원도 중요하지만 전문대도 교육특성화와 유사학과 통폐합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하지 않으면 설 땅이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정종택 충청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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