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마피아의 완전범죄 ? …부산 총기살해사건 단서 못찾아

  • 입력 2003년 4월 20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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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 총기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영도경찰서는 아직 살인 용의자의 신원에 대한 뚜렷한 단서를 잡지 못해 수사에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관련자들이 러시아 사할린 소재 마피아 ‘야쿠트르파’와 반대파인 ‘노부후브스카니파’ 소속일 가능성이 크다는 국정원측의 첩보에 따라 숨진 나우모프 바실리(54)와 총상을 입은 그의 경호원 니콜라이 안드레이비치(39), 현장에서 검거된 알렉세이(29) 등 3명에 대해 인터폴에 정밀 신원자료를 요청하는 등 20일부터 공조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안드레이비치씨와 알렉세이씨가 묵비권을 행사하며 불안감을 보이자 전담 통역 경찰관을 배치해 심경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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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날 렌터카업체 주인의 진술에 따라 용의자 몽타주 4000장을 만들어 러시아인 왕래가 잦은 시내 거리에 붙이고 전국에 배포했다. 그러나 렌터카 종업원이 바릴리비치(28)라는 이름의 선원수첩만 복사했을 뿐 얼굴을 확인하지 않아 선원수첩의 사진과 차량을 대여한 사람이 동일인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특히 관련 러시아인들이 국내에서 사용한 9대의 휴대전화에 대한 통신조회가 21일경 나오면 본격적인 범인 추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관련자들과 국내 폭력조직의 연계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알렉세이씨가 근무하고 있는 중구 중앙동 콘코리아서비스 사무실에 폭력조직 H파 두목 형의 사무실도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연계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는 것.

경찰은 지리를 잘 모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 범인이 렌터카를 빌리고 도주로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국내인의 도움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영도경찰서에 차려진 수사본부는 19일 7개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합동회의를 갖고 공조수사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에서 세관은 감천항 등에 정박 중인 러시아 선박에 대한 파악과 검색활동을 벌이고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러시아 선원들에 대한 입출항 기록을 조회했다.

한편 17일 사건 발생 이후 부산항을 빠져나간 러시아 선박은 7척에 선원 250여명으로 밝혀져 용의자가 이들 배편 중 하나로 이미 해외로 달아났을 가능성도 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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