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수능]올 修能 소수점 배점 없애

  • 입력 2003년 3월 31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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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5일 실시되는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또 모든 문항에서 소수점을 없애고 정수로 배점하며 수험생과 대학교에 정수로 통일된 성적이 통보되기 때문에 소수점 반올림으로 인한 형평성 논란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3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계획’을 발표하고 8월27일부터 9월16일까지 수능 원서를 접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난이도·배점 변경=이종승(李鍾昇) 평가원장은 “올 수능은 최근 2, 3년간 시험 결과를 고려해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며 “지난해 수능이 큰 무리 없이 시행됐기 때문에 올 난이도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출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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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02학년도에 상위 50% 수험생 집단의 평균점수가 400점 만점에 270.0점으로 전년도보다 66.8점이나 떨어졌고, 지난해 2003학년도 수능도 당초 예상과 달리 266.4점으로 전년도보다 3.6점이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가 지난해만큼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평가원은 올 수능부터 모든 문항을 정수로 배점해 영역별 원점수의 소수점 반올림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로 했다.

1.8, 2, 2.2점짜리로 출제되던 언어 영역은 1, 2, 3점으로 배점 차이가 늘어났다. 1, 1.5, 2점인 사회탐구 과학탐구 제2외국어 영역은 1, 2점으로 배점된다.

변환표준점수도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한 정수로 영역별 성적과 영역별 수능등급, 종합등급을 산출해 수험생과 대학에 통일된 성적을 제공하기로 했다.

▽모의평가·가채점=평가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능시험 당일 전체 수험생의 6.2%인 4만2000여명의 답안지를 가채점한 뒤 다음날 영역별, 계열별 예상 평균 등을 발표해 수험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로 했다.

또 수험생들이 수능 출제경향을 익힐 수 있도록 6월11일과 9월2일 두 차례 모의평가(시도교육청 주관 3회 별도 실시)를 실시하고 실제 수능 출제에는 현직 교사 32명(20%)을 참여시켜 난이도 조절에 활용하기로 했다.

▽고교·대학 반응=일선 고교에서는 모든 문항을 정수로 배점해 문항당 점수 차가 커지면서 언어 영역의 수업 비중을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반응이다.

또 일부에서는 언어나 외국어(영어)의 비중이 전보다 높아져 이에 대비한 과외가 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단대부고 유수열 부장교사는 “배점 차가 커지면 중하위권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것”이라며 “특히 지금도 어려운 언어 영역의 변별력이 커지는 만큼 수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배점 차가 커지면 상위권 학생이 유리하지만 몇 문제만 실수하면 점수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라며 “수능 모의평가를 통해 시간 배분과 고득점 문항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들도 정수 배점으로 인해 동점자가 늘 것으로 보고 동점자 처리기준을 재검토하고 있다.

경희대 이기태(李基太) 입학관리처장은 “수능 학생부 논술 등을 합쳐 전형하지만 전보다 동점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동점자가 나올 경우 수능 반영 영역별로 우선 순위를 몇 단계로 정하는 등 동점자 처리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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