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합격 우수신입생을 잡아라”…총장님도 홍보맨

  • 입력 2003년 2월 6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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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 대학에 신입생들의 ‘등록률’ 높이기 비상이 걸렸다. 우수한 학생유치는 기본이고 미등록으로 인해 신입생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온갖 유인책들이 동원되고 있다. 특히 올해 서울대 합격자의 45.2%가 고려대와 연세대에 복수합격하는 등 중복합격자가 많은 상태여서 어느 때보다 신입생 유치경쟁이 심해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건이 불리한 지방대의 경우 총장까지 나서 신입생 ‘붙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당겨진 오리엔테이션=연세대는 등록을 하루 앞둔 6일 합격자 오리엔테이션을 열었다. 합격자들에게 등록 방법과 절차를 안내하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아카데믹 어드바이저’들을 동원해 학교 소개와 학내 생활 안내를 곁들이면서 신입생들의 ‘마음 사로잡기’에 나섰다.

서울대도 4일 일찌감치 합격자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학교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연주와 공연 그리고 인터넷 웹강좌 소개 등을 했다. 등록도 하지 않은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것은 최근 몇년 사이에 생긴 현상. 합격증과 등록절차 안내장만 덜렁 나눠주고 끝나던 과거의 ‘무성의한 방식’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감동은 기본=경희대는 등록률을 높이기 위해 ‘감동 프로젝트’를 펴고 있다. 합격생 전원에게 조정원(趙正源) 총장 명의의 휴대전화 축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합격자 가정에는 축하 카드까지 발송했다.

대구대 윤덕홍(尹德弘) 총장도 “대구대가 여러분의 미래를 열어줍니다. 믿고 입학하세요”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합격자들에게 발송했다.

서울여대 광운대 영남대 서원대 등도 총장 이름으로 합격자에게 합격을 축하하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나 e메일을 보냈다. 광운대는 특히 박영식(朴煐植) 총장 명의로 합격자의 출신 고등학교 진학지도 담당 교사와 학부모에게까지 ‘호소’ 편지를 보냈다.

등록마감일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 합격자를 잡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도 속출하고 있다.

충북대는 9일과 10일 이틀간 교직원을 모두 모아 합격자 가정에 등록을 권유하는 전화를 할 예정이고 청주대도 등록 기간 중 교수들이 합격생들에게 일일이 홍보전화를 할 방침이다.

이 밖에 한국외국어대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 동문회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2주간 해당 지역 연수를 시켜준다는 방침을 이 학과 합격생들에게 통보했다. 성균관대는 홍보책자를 만들어 합격자 가정에 보냈다.

▽효과는 의문=그러나 학생들의 반응은 시원치 않은 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합격생 중 상당수는 이미 대학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미등록에 대비해 추가합격자 흡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각 대학은 10일 마감이 끝난 뒤 1차 추가합격자를 발표하고 이후 2, 3차례에서 많게는 7, 8차례까지 추가등록을 예정하고 있다. 각 대학의 입학관리 부서는 아르바이트생까지 동원해 남은 예비합격자 전원에게 전화로 설득하는 ‘야간 작전’도 계획 중이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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