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오페라의 유령’ 여주인공 김소현의 여의도 산책

  • 입력 2003년 1월 21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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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여주인공역을 맡았던 뮤지컬 배우 김소현씨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변영욱기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여주인공역을 맡았던 뮤지컬 배우 김소현씨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변영욱기자
“특별한 곳을 찾아다닐 필요가 있나요? 자기가 사는 동네부터 즐겨보세요.”

지난해 한국 뮤지컬 사상 최대의 화제를 뿌렸던 ‘오페라의 유령’에서 여주인공 크리스틴 역을 맡았고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마리아로 열연했던 신인 뮤지컬 배우 김소현씨.

21일 오전 만난 그가 망설임 없이 추천한 곳은 빌딩 숲으로 가득한 곳,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였다.

여의도에서 태어나 여의도여중, 여의도고교를 거쳐 서울대 음대 성악과 대학원에 재학중인 지금까지도 그곳에 살고 있는 김씨는 “여의도에 살거나 출퇴근하는 직장인들도 주변의 좋은 곳을 충분히 즐기지 못한다”며 여의도를 한 바퀴 돌아보자고 제의했다.

여의도 공원은 김씨가 특히 자주 찾는 곳. 자전거도로를 따라 몇 시간씩 달리곤 한다. 자전거 덕분에 통통하던 볼 살도 빠졌다.

몇 시간씩 춤추고 노래불러야 하는 뮤지컬 배우에게 강한 체력은 필수. 의사인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내복 한 번 안 입히고 키운 덕분에 얻은 건강을 자전거로 지킨다는 그는 전날 울산에서 공연을 마치고 밤새 쫑파티를 했다면서도 ‘쌩쌩’했다.

“요즘 신문 보니까 서울 시내에 자전거 도로를 많이 만든다면서요? 일단 가까운 곳에 자전거를 타고 한 번 나가보세요.” 날이 따뜻해지면 공원 끝의 생태연못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화려한 여주인공역만 맡아 ‘공주’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소박하고 털털한 그의 별명은 ‘소파뤼(소파리)’. 김씨를 따르는 팬들은 소떼이고 김씨가 오히려 팬들을 더 좋아해 귀찮게 한다고 소파뤼란다. 팬클럽 홈페이지(www.sohyunkim.com)도 직접 만들었다.

입맛도 소박해 여의도에서 제일 맛있다고 추천한 집이 동사무소 옆 상아빌딩 지하 1층의 ‘참칼국수’.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은 옛날 칼국수와 수제비 맛이 그만이다.

대교아파트 단지 내 대교B상가 1층의 ‘모니카의 집’은 여의도에서 중고교를 다닌 학생들 사이에서는 모르면 ‘간첩’ 취급을 받는 곳이다.

“떡볶이가 맵지도 않으면서 새콤달콤해요.”

운동을 하고 배도 채운 뒤에는 같은 상가 내의 책대여점 ‘보고 또 보고’에서 만화책을 한아름 빌린다. 항상 신간이 빨리 준비되는 이곳도 궁금한 것을 못 참는 김씨의 단골집이다.

특별한 날에는 63빌딩 스카이바에서 ‘피나콜라다’를 마신다. 이제는 신기할 것도 없는 63빌딩이지만 그 건물이 올라가는 것을 보며 자란 김씨에게는 아직도 추억의 장소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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