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여성 속옷감 신기술 발명왕 이춘길교수

  • 입력 2003년 1월 21일 01시 32분


코멘트
“어떻게 하면 여성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고민입니다.”

경북 경산 경일대 섬유패션학과 이춘길(李春吉·43) 교수는 ‘여성의 몸’에 관심이 많다. 엉큼한 관심 때문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여성들이 입기 편하고 몸매도 가꿀 수 있는 속옷감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그의 고민거리다.

이 교수는 최근 기존의 여성속옷 원단에 다양한 기능을 결합한 원단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원단에 항균제를 첨가하고 피부에 좋은 비타민과 단백질, 은을 섞었다. 피부가 여린 여성을 위해서는 피부개선 효과가 있는 속옷 원단도 개발했다.

“서울의 여성속옷 제조업체가 20억원 어치의 원단을 주문했습니다. 이달 중순부터 시판에 들어갔는데 반응이 괜찮아요. 지금은 이탈리아산 원단에 다양한 기능을 보태는 방식이지만 앞으로 기능이 첨가된 원사(原絲)를 직접 생산할 계획입니다.”

이 교수가 개발한 원단으로 만든 여성용 올인원 브래지어 팬티 니플은 한 세트에 80만원선. 기존 제품보다 서너배 비싸지만 수요가 많다. 그는 섬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신기술을 30여가지 개발해 관련 업계에서 ‘섬유기술 발명왕’으로도 불린다.

“우리나라가 섬유를 짜는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섬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술은 아직 부족해요. 단순한 기술로는 중국에 곧 추월당합니다.”

이 교수는 섬유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처럼 항균이나 피부보호 기능을 원단에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실 자체를 기능성으로 만들거나 의사나 간호사, 위생업 종사자 등을 위한 항균성 가운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까지 고민의 영역이 넓다. 이 교수는 “대학 창업보육센터에 ‘미인만들기연구소’를 창업할 계획”이라며 “세계 여성들이 우리 대학이 만든 원단으로 디자인한 속옷을 입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산=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