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달구벌산책/패션색깔이 던지는 메시지

  • 입력 2003년 1월 9일 20시 36분


패션 잡지를 훑어보면 한 해 동안 우리사회에 어떤 색깔이 유행했는 지 알 수 있다. 패션에 나타난 색깔을 통해 우리나라 정치 경제 사회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경기가 좋을 때는 밝고 깨끗하고 명쾌한 색깔이 득세하지만, 불황이 심해지면검정 회색 갈색 등이 패션의 소재로 떠오른다.

지난 한해 우리나라를 풍미한 색깔은 무엇이었을까. 상반기는 온통 빨간색이었다. 두말할 필요 없이 한일 월드컵 열기가 선물한 색이다. 빨간색이 주는 의미는 매우 다양하다. 사랑과 정열, 힘과 용기를 가리키는 긍정적인 의미는 물론 분노, 공격, 흥분, 권위, 위험, 등의 부정적 의미도 나타낸다.

이렇듯 빨간색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색인 것이다.

월드컵경기에 빨간색이 등장해서 힘과 용기로 4강에 진출했는지는 모르지만, 빨간색이 반드시 경기를 훌륭하게 만드는 색깔이 아닌 것만은 분명한 것처럼 보였다.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색깔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 등장한 노란색이다. 노란색은 대단히 복잡한 의미를 담고 있다. 두뇌에 등록된 색의 스펙트럼 중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노란색이다. 경고와 위험의 교통표지가 대부분 노란색인 반면 구조대원들이 입는 옷도 노란색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노란색이 희망의 햇살을 의미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부패를 상징하는 분노와 거짓의 색으로 비칠 수도 있다. 깨달음과 이성의 색이면서 멸시받는 자와 배반자의 색이기도 하다.이렇듯 노란색도 빨간색 못지 않게 자극적이다. 새해에는 일차원적이며 자극적인 색이 아니라 조화롭고 아름다운 색이 우리나라를 칠해 나갔으면 한다.

빨간색이 베이지색이나 복숭아색과 조화를 이루고, 노란색이 파랑과 분홍으로 배색되면 힘과 세련미와 솔직함과 지성미를 자아낼 수 있을 것이다.

패션디자이너박 동 준/‘코코 박동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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