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대 신방과 3명 'KIPA 대학생 영상제' 최우수상

  • 입력 2002년 12월 5일 19시 27분


“달팽이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미물’이지만 알고 보면 소중하고 신비스러운 존재입니다. 달팽이를 의인화해 인간과 비교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사단법인 독립제작사협회(KIPA)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가 후원한 ‘제2회 KIPA 대학생 영상제’에서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최수영씨(23·여) 등 이 학과 학생 3명이 공동 제작한 11분짜리 영상물 ‘달팽이가 애인보다 좋은 7가지 이유’가 최근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최씨는 5일 “2년 전부터 집(대구 달서구 본동)에서 달팽이를 키우고 관찰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며 “대부분의 사람이 무시하고 지나치는 달팽이도 인간보다 나은 측면이 있어 ‘작은 것의 소중함’이란 메시지를 영상에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최씨와 3학년 김삼력씨(23), 2학년 박희석씨(20) 등이 3개월 동안 6㎜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한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형식을 혼합한데다 달팽이를 최초로 의인화한 점 등으로 인해 예선을 통과한 60여점의 작품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또 이 작품은 전문 성우를 활용하지 않고 달팽이의 습성 등을 잘 아는 최씨가 직접 나래이션을 담당, 독백 형식으로 달팽이와 인간을 담담하게 비교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함께 작업을 한 김씨와 박씨는 “작품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주제를 택할 것인가를 놓고 한때 고민했으나 달팽이가 신선한 소재인데다 좋은 메시지를 줄 것 같아 이를 택했다”고 말했다.이번 작품 제작에서 최씨가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았으며 김씨와 박씨가 각각 기획과 보완작업 등을 담당했다. 이들 중 특히 김씨는 대구지역 영화인들과 함께 단편영화 10여편을 만든 경험이 있어 이번 작품 제작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최씨는 “검정색 달팽이와 흰색 달팽이를 섞어 놓아도 서로 좋아하고 함께 다니는 등 달팽이의 세계에는 인종차별이 없고 ‘왕따현상’도 없다”며 “또 어미 달팽이가 새끼를 늘 등에 업고 다니는 등 달팽이는 모성애가 강하다”고 소개했다.

최씨는 2년 전 우연히 아는 언니의 소개로 달팽이를 키우기 시작해 현재 자신의 방에 있는 플라스틱통 안에서 키우는 달팽이 수가 30여마리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이들 3명은 “졸업 후 영화나 방송 분야에서 일을 하려고 하는데 이번 작업 경험과 수상 경력 등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대구〓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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