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강원 산림 광산개발 등 훼손 심각…

  • 입력 2002년 11월 25일 22시 23분


강원도 산림이 광산개발과 골프장 스키장 등 대형 레저단지 건설, 별장 주택 건립등으로 매년 서울 여의도 면적(300㏊)의 1·5배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산림은 대기 정화의 허파역할을 하는 곳이자 2000만 수도권 주민들의 상수원인 남한강과 북한강 원류의 수림대. 따라서 강원도의 산림 감소가 지속될 경우 수질악화나 환경오염이 가속되면서 생태계 혼란도 우려된다.

△산림은 온통 '공사중' = 강원도 내에서도 산림피해가 극심한 곳은 영월군 서면과 주천면 일대. 이 일대에는 25일 현재 현대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의 대형 석회석 광산이 들어서 해발 785m인 다래산과 해발 795m인 배거리산을 산 봉우리부터 깎아 산이 통째로 사라지고 있다.

특히 '달 아래의 산'으로 불리기도 하는 다래산은 산 정상부터 석회석이 채취된 뒤 해발이 100∼150m 이상 낮아졌고, 인근 배거리산도 폭격을 맞은 듯 산 전체가 희부옇게 벗겨진 채 상충 부 흙더미와 바윗덩어리 등이 인근 일대의 산림을 뒤덮고 있다.

대형 시멘트 석회석 광산 5∼6개소가 몰려 있는 삼척시 사직동과 동해시 삼화동, 강릉시 옥계면 일대의 석회석 광산지대도 형편은 마차가지. 이들 지역은 시멘트 회사들이 석회석 원료를 채굴하기 위해 산들을 깎아 내 산림이 허연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도 내에는 이외에도 최근 스키장 골프장 등 대형 레저단지와 채석장 공장부지 별장형 대형 택지개발 조성사업 등으로 산림이 불법전용되고 있다.

△산림훼손 실태 = 96년 137만 5523㏊ 이던 강원도 산림이 지난해 말에는 137만 2423㏊로 6년 사이에 무려 3100㏊나 크게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추세는 연 평균 516㏊ 꼴로 매년 여의도 면적(300㏊)의 1·5배에 이르는 산림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감소됐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임산물 운송이나 도로공사 등을 위해 불가피 한 산림훼손 신고면적 143건 113㏊를 제외 하고도 무려 907건이 허가를 받고 509㏊의 산림이 형질변경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 여름 동해안 일대를 휩쓸고 지나간 태풍 '루사'에 의해 임도 54㎞가 쓸려갔고 산림 887㏊가 산사태를 입어 피해가 그 어느 해보다 더욱 심각하다.

최근에는 홍천지역에 골프장, 원주지역에서는 기존의 모 대형 레저업체가 단지 확장을 추진 중이고 남한강과 북한강변의 경관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별장형 주택과 대형 주택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게다가 도내 산림 곳곳에는 개발되다 중단된 폐광산, 대형 주택단지, 별장지와 레저단지 등이 상당히 방치돼 있어 이들 지역의 산림훼손은 불 보듯 뻔한 형편이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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