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30년 이웃돕기 헌신한 '봉사인생' 양태순씨

  • 입력 2002년 10월 8일 18시 14분


“폐결핵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간적이 있습니다. 그 때 다시 살아난다면 이웃을 도우며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30여년간 이웃돕기에 헌신한 공로로 8일 ‘경남도 자원봉사 대상’ 수상자로 결정된 양태순(梁泰順·52)씨는 요즘도 거의 매일 자원봉사회 사무실에 출근한다.

양씨가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진 것은 결혼 3년째 되던 72년 초. 한 건물에 함께 세들어 살면서 중풍이 심하나 돌봐줄 가족이 없던 강할머니(당시 76세)를 수발하면서부터. 그는 3년 동안 강할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극진히 간호했다.

결혼 직후부터 폐결핵을 앓아오던 양씨는 상태가 악화돼 80년 한쪽 폐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다.

가까스로 몸을 추스린 양씨는 다시 중풍환자인 김할머니(당시 69세)를 83년부터 2년간 돌봤다. 또 어려운 노인 목욕비 지급과 무료급식소 노력봉사, 한센병 환자시설 봉사 등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남을 도왔다.

96년에는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위해 김해지역 부인들을 중심으로 ‘무지개 자원봉사회’를 만들었다.

올 4월 김해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 당시에는 회원들과 함께 밤낮없이 구조대원들을 뒷바라지 했고, 8월의 수해때는 한림면에 들어가 보름동안 봉사활동을 벌였다.

그는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많은데 한 사람만 부각되는 것은 다른 봉사자들에게 예의가 아니다”며 나서기를 꺼렸다. 양씨는 경남도가 12월 초 시상식에서 지급할 상금 200만원을 무지개봉사회에 장학기금으로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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