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시민도 기업도 외면하는 ‘스포츠 제전’

  • 입력 2002년 9월 24일 17시 49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AG)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북한의 참가와 사상 최대의 참가국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올림픽에 버금가는 초대형 ‘스포츠 제전’을 단독으로 치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렇게도 외쳐오던 ‘서울 공화국’ 탈피를 실현한 지방자치단체의 행사이기에 세계화 지방화 시대에 부산의 이름을 아시아 각국에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회 개최를 5일 앞둔 24일 현재 입장권 판매나 시민들의 참여도, 지역업체들의 호응은 극히 저조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 전체가 참여하는 이번 대회가 초라하게 치러지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입장권 판매실적은 가장 참담해 개폐회식을 포함한 전체 입장권의 11.5%만 판매됐을 뿐이다.

판매된 입장권도 대부분 기관이나 단체에서 대량으로 구입한 것으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입한 분량은 극히 미미하다. 기념주화의 판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전체 83억원 중에 20여억원어치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또 13개 공식후원업체 중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기업은 단 하나도 포함돼 있지 않다.

물론 기업의 규모나 지역적인 특성 때문에 후원업체로 신청하지 못한 나름대로의 사정은 있겠지만 몇몇 향토기업들은 AG 조직위의 지원요청도 거부해 비난을 샀을 정도로 비협조적이었다.

부산상의 회장단이 기념 주화 1억원어치를 구입하기로 한 것이 가장 큰 지원일 정도로 지역업체의 관심은 빈약하다.

사실 부산은 AG 때문에 광안대로와 지하철 2호선 건설 김해공항 확장 등 각종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데 정부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이렇게 정부의 지원만 받고 정작 대회에는 무관심하다면 굴러들어 온 복을 발로 차버리는 꼴이며, 부산의 세계화도 요원하지 않을까.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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