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물난리…9명 사망-실종

  • 입력 2002년 8월 11일 18시 36분


집중호우로 부산 경남 등 낙동강 하류 지역에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11일 홍수경보가 홍수주의보로 대체되고 호우주의보가 해제되면서 복구 작업이 시작됐으나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부산 경남 지역에서는 9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30여명이 부상했으며 25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 피해도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10일 오전 7시40분경 부산 기장군 정관면 달산리 사회복지시설인 ‘실로암의 집’(대표 박인근) 뒤편 절개지가 무너지면서 산사태가 나 조수만(18) 임병호(13) 박창호(17) 김지현군(16) 등 지체장애인 4명이 파묻혀 숨지고 고경수군(15) 등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집중호우로 높이 20m, 폭 40m의 절개지가 붕괴되면서 수백t의 흙과 자갈이 실로암 요양원의 집 1층 104호와 105호실을 순식간에 덮쳐 일어났다. 두 방에는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들이 잠자다 참변을 당했다.

형제복지지원재단이 운영하는 실로암의 집은 부산 사상구 주례동의 기존 시설이 매각되면서 99년부터 사고 현장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2300여평 규모로 신축 중이다.

그러나 재단측은 준공검사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5월 26일 46명의 무연고 지체장애인들을 주례동에서 이곳으로 옮겨와 수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날 오전 9시반경 경남 양산시 원동면 연포리에서 산사태가 나 서덕교씨(44) 집을 덮쳐 서씨의 부인 김금초씨(38)와 아들 보민군(13) 등 3명이 숨졌다. 이날 오전 10시반경에는 경남 김해시 주촌면 내삼농공단지 뒤편 야산 절개지에서도 흙더미가 삼흥열처리 등 공장 7개 동을 덮쳐 15명이 파묻혔으나 14명은 구조되고 삼흥열처리의 이정훈씨(28)는 실종됐다.

이 밖에 김해시 한림면 화포천이 범람하면서 주변 마을이 잠겨 800가구 1700여명이 대피하는 등 경남에서만 25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공장 수십 동도 침수됐다. 부산 경남지역 농경지 5000여㏊도 침수피해를 보았다.

특히 이날 오전 11시40분경 김해시 생림면 한림역 부근 대곡1천 교량이 침수되고 경전선 노반 일부가 유실돼 마산∼부산, 마산∼서울간 하루 왕복 76편의 객차와 화물열차 운행이 이틀째 중단됐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11일 오전부터 공무원과 군인, 경찰 등 5000여명과 중장비 600여대를 동원해 농경지와 도로, 하천 복구에 나섰으나 피해가 큰 데다 물 빠짐이 더뎌 복구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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