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약 어림짐작으로 먹인다”…오남용 사고위험

  • 입력 2002년 6월 7일 18시 25분


‘물약’ 형태의 어린이 감기약이 계량 눈금이 정확하지 않거나, 부모가 부주의하게 복용시켜 오남용 사고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7일 시럽형 어린이 감기약과 해열제 20종을 조사한 결과 1회 복용량은 연령에 따라 3㎖, 8㎖ 등으로 정해져 있지만 눈금은 모두 2.5㎖나 5㎖ 단위로 돼 있어 정확한 양을 맞추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영유아용 투약기 10종을 조사한 결과 이중 1종은 눈금 표시량이 실제 용량보다 16%나 적었으며, 나머지 9종도 3∼4%의 차이를 보였다.

소보원이 영유아와 초등학생의 부모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4.3%(193명)가 계량 용기 대신 밥숟가락이나 물컵 등에 어림짐작으로 약을 따라 준다고 답했다. 33%(100명)는 정해진 것보다 ‘많이’ 또는 ‘자주’ 먹인 적이 있으나 51.7%(155명)는 의사와 상담하지 않고 항히스타민제 등을 감기약과 함께 먹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버리기 아까워 먹이거나(11%) 전에 먹고 남은 병원처방약이나 다른 사람에게 처방된 약을 먹이는 경우(38.7%)도 많았다.

소보원 식의약안전팀 조계란 팀장은 “어린이들은 한 해에 평균 5회 이상 감기에 걸리며, 어린이의 약 79%가 1년에 1회 이상 감기약을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어린이는 약물에 민감하므로 부모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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