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달리는 교실…공부 더 잘돼요"

  • 입력 2002년 5월 30일 21시 44분


28일 오전 8시 40분 서울발 온양행 새마을호 101열차 1호 객차.

충남 아산의 순천향대 서교일(徐敎一) 총장이 이 대학 통학생 40여명을 상대로 ‘대학생활과 건강-음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의 ‘열차강의’를 하고 있었다.

서 총장은 빔프로젝터를 통해 자신의 노트북 내용을 객차 천정에 매달린 여러대의 LCD 모니터에 띄워놓은 뒤 통로를 오가며 열강을 했다.

좌석에는 이어-마이크로폰이 설치돼 있어 학생들은 소음의 영향없이 강의를 듣고 질문도 했다.

열차강의를 들은 행정학과 2학년 최유미(崔柔美·20)씨는 “교실보다 오히려 집중이 잘 됐다”며 “차창 밖으로 낙엽이 흩날리는 가을수업은 특히 낭만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열차강의는 이 대학이 수도권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철도청의 협조를 얻어 국내 처음으로 마련한 것.

학교 측은 1만여명의 학생 가운데 77.5%가 수도권 출신이며 이들 대부분이 통학을 하고 있어 1,2학년생을 대상으로 교양과목에 한 해 이 같은 강의를 실시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매주 3일 6시간씩 진행될 열차수업을 신청할 경우 오가며 6학점을 이수할 수 있다.

학교 관계자는 “열차 강의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천안과 아산지역의 4년제 8개 대학이 학점교류 협정을 맺은 만큼 다른 학교 학생들도 원할 경우 열차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학교와 인근 대학교 1, 2학년생들의 2학기 교양과목 수업시간표는 다음과 같이 짜여질 전망이다.

‘과목(교양):여성과 철학, 시간:화요일 오전 8시 40분 및 오후 7시 44분, 장소:서울발 온양행 새마을호 101열차 1호차 및 온양발 서울행 새마을 106열차 1호차.’

아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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