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2부제 첫날 시민 90%이상 동참

  • 입력 2002년 5월 30일 18시 24분


월드컵 대회에 따른 차량 2부제가 처음 실시된 30일 90% 이상의 시민이 참여해 서울 시내 대부분의 도로에서 위반 차량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였다.

이날 2부제 실시로 교통량이 적어진 데다 많은 시민이 월드컵을 맞아 스스로 교통질서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 출퇴근길에 올림픽도로 강변북로 동부간선도로 등 상습 정체구간에서도 원활한 차량 흐름이 이어졌다.

▼통행속도 30% 빨라져▼

서울시는 이날 낮 12시까지 2부제 위반으로 적발된 차량은 4000여대로 적발된 차량 가운데 1750건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계도 조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전 7시부터 2시간 동안 시내 교량과 주요 간선도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주변, 시 경계지점 등 12곳에서 2부제 참여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대상 차량 가운데 끝번호가 짝수인 차량은 7.3%로, 참여율이 92.7%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출근시간대의 교통량은 평소보다 20.6% 감소한 반면 통행속도는 평일 시속 24.2㎞에서 31.4㎞로, 29.8%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 기간에 이웃과 카풀을 하기로 한 주부 김인영씨(37·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짝홀제 참여를 위해 이웃집과 매일 번갈아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기로 했다”며 “단속기간이 아니더라도 월드컵 행사에 일조한다는 생각으로 계속 카풀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은 크게 붐벼▼

이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한 김인겸씨(33·서울 강남구 대치동)도 “회사로 오는 지하철이나 버스가 없어 승용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월드컵 기간만큼은 다소 불편해도 짝홀제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민이 평소보다 늘어나면서 일부 수도권의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이 혼잡을 빚기도 했으며 거리 곳곳에서는 택시를 잡기 위해 ‘출근 전쟁’을 벌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일부 시민은 단속시간(오전 7시∼오후 10시)을 피해 차량을 운행하기도 했다.

서울 지하철공사 영업계획팀 윤성철씨는 “짝홀제 실시로 평소보다 상당히 많은 사람이 지하철을 이용했다”며 “출근시간대에는 평소보다 8% 정도 승객이 많았다”고 말했다.회사원 계명국씨(28·서울 동작구 상도동)는 “평상시보다 버스 안이 상당히 혼잡해 출근하는 데 힘이 들었다”며 “시민이 스스로 성숙한 의식을 보여주는 만큼 대중교통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당국도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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