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태용이 장병들이 살렸다

  • 입력 2002년 5월 21일 20시 40분


“백혈병으로 시한부 생명을 살고 있는 불쌍한 아들에게 혈소판 공여자가 꼭 필요합니다. 내 아들을 살려 주십시오.”

14일 국방부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올린 심경천씨(37·여·부산 기장읍)가 향토사단 장병들의 도움으로 소망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심씨의 아들 신태용군(11·기장초등 5년)은 지난해 11월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급성골수성 백혈병이란 진단을 받았다. 이후 태용이는 어린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암세포와의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여섯달 동안의 투병 중 다행히 한국골수은행을 통해 태용이와 혈액형이 같은 B형은 아니지만 A형 골수기증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24일 골수이식수술 계획을 잡아놓고도 혈소판 공여자를 찾지 못해 마지막 방법으로 국방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던 것.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향토사단인 부산의 육군 53사단은 20, 21일 AB형의 혈액형을 가진 장병 30여명으로부터 자발적인 지원을 받아 태용이가 필요할 때마다 3, 4명씩 돌아가며 혈소판 혈액을 주기로 약속했다.

혈소판 헌혈은 일반 헌혈과는 달리 채혈하는데만 1시간 이상이 소요되고 태용이에게 혈소판 감소증이 생길 때마다 바로 혈소판을 제공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지만 기꺼이 태용이 돕기에 나섰다.

태용이의 혈액형은 B형이나 골수기증자의 혈액형이 A형이어서 가장 안정된 AB형으로 세포조직을 바꿔야 하고 골수이식 수술 후 혈액형이 AB형으로 변하기 때문에 AB형의 혈액이 필요했던 것.

장병들의 도움으로 24일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된 태용이의 어머니 심씨는 “뭐라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태용이가 건강하게 자라 이 나라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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