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초등생 70% '선행학습'

  • 입력 2002년 4월 22일 18시 30분


서울 지역 초등학생 10명 중 9명 정도가 과외를 받고 있으며 특히 수학 과외를 받는 초등학생 10명 중 7명은 정상적인 학교 교육과정보다 한달 내지 1년 이상 앞당겨 배우는 등 선행(先行)학습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최근 10개월 동안 서울의 초등학교 5, 6학년생 1324명, 중고생 3361명, 중고생 학부모 26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의 85%가 과외를 받는 등 사교육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5일 밝혔다.

▽초등생 선행학습〓과외를 많이 하는 과목은 수학(77.6%) 영어(71.5%) 국어(54.1%) 자연(44%) 사회(33.5%) 등이며 수학의 과외 비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수학의 경우 초등학생의 67.7%는 선행학습을 하고 있으며 한달 정도 앞서 배우는 학생이 30.2%, 1학년 빨리 배우는 경우도 37.5%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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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 비율은 학원이 많은 강남(73.3%)이 강북(66%)보다 높았다. 어머니가 고학력일수록 선행학습 비율도 높아 1학년 먼저 선행학습을 시키는 경우는 4년제 대졸 이상이 47.6%, 전문대졸 38.9%, 고졸 34.9%, 중졸 33.7% 등으로 나타났다.

과외를 하는 이유는 학교수업에 유리(35.4%)하거나 학교수업을 보충(29.3%)하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많았고 부모의 권유 15.8%, 남는 시간 활용 6.4%, 성적하락 불안 6.1% 등이었다.

서울 초등학생 과외비율
구 분 비율(%)
학 년5학년 83.4
6학년 86.6
지 역강 남 90.0
강 북 83.6
과 목국 어 54.1
영 어 71.5
수 학 77.6
자 연 44.0
사 회 33.5
전체 학생 85.0

수학 과외를 하는 학생의 40.8%는 ‘과외 덕분에 실력이 향상됐다’고 응답한 반면 학교수업이 더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경우는 22.2%에 불과했다.

▽중고생 선행학습〓과목별 과외 비율은 수학 74.2%, 영어 67.9%, 국어 52.2%, 과학 47%, 사회 15.9% 등이었다. 이 가운데 선행학습 비율은 영어 76.3%, 수학 74.9%, 국어 73.1%, 과학 72.4%, 사회 69.6%로 중고생 과외의 70% 이상이 선행학습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지역에 거주하고 어머니가 고학력이거나 부모가 고소득인 경우 장기간 선행학습을 하는 비율이 높았다.

과외를 받는 중고생은 학교수업보다 과외수업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과외 강사가 교재 내용을 더 쉽게 설명한다’는 대답은 국어 89.6%, 수학 89.4%, 영어 82.2%, 과학 83.3%, 사회 84.2%인 데 비해 ‘학교 교사의 설명이 더 낫다’는 대답은 국어 67.7%, 수학 64.7%, 영어 61.9%, 과학 59.7%, 사회 71.9%로 10∼20%가량 낮게 나타났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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