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규선게이트 수사 어디로

  • 입력 2002년 4월 21일 18시 28분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의 각종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청와대와 정치권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당초 검찰은 최씨의 개인비리를 밝혀내 구속한 뒤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씨의 ‘청와대 해외도피 종용’ 주장과 “최씨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 측에 돈을 줬다”는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이에 따라 검찰 수사도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의혹, 청와대 해외도피 지원 및 종용 의혹, 이 전 총재의 최씨 돈 수수 의혹 등 세 갈래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체육복표 사업 관련 의혹〓최씨가 지난해 4∼5월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 측으로부터 15억원을 받고 수만 주의 TPI 주식을 싼값에 매입했다는 게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인 홍걸(弘傑)씨의 동서 황인돈씨가 TPI 주식 1만3000주를 차명으로 보유한 사실도 확인됐다. “지난해 4월 최씨를 처음 만났다”는 송씨의 해명과 달리 이들의 첫 만남이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이전인 2000년 말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따라서 검찰은 최씨가 받은 15억원이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개입의 대가인지, 이 과정에 홍걸씨가 개입하고 대가로 돈과 주식을 받았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청와대 해외도피 종용 의혹〓최씨는 19일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검찰 출두 직전 경찰청 특수수사과 최성규(崔成奎) 전 과장이 ‘외국으로 나가는 게 어떠냐’는 이만영(李萬永) 대통령정무비서관의 말을 전했다”고 주장했다.

제기된 의혹과 검찰 수사 과제
의혹검찰 수사 과제
체육복표 사업 관련 로비 의혹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씨가 최씨에게 준 15억원이 사업 관련 로비 대가인가
송씨 돈과 TPI 주식이 최씨 통해 홍걸씨에게 전달됐나
청와대의 관련자 도피종용 및 지원 의혹청와대가 최씨 도피 종용했나
청와대가 최성규씨 도피 지원 혹은 방조했나
이회창 전 총재의 최씨 돈 수수 의혹이 전 총재가 윤여준 의원 통해 최씨 돈 전달받았나
최씨, 이 전 총재 가족 및 측근들과 평소 친분관계 있었나

파문이 일자 검찰은 20일 이 비서관을 소환조사한 뒤 “이 비서관은 최 전 과장을 잠시 만나 일상적인 대화만 나눴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 여부를 밝혀줄 핵심 인물인 최 전 과장이 해외로 달아난 상태여서 그가 귀국하기 전까지는 진실 규명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 전 과장의 해외도피에 청와대의 배후 지원이나 방조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게다가 최씨에게 청와대 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만(李在萬) 대통령 제1부속실 행정관이 검찰 조사도 받기 전에 사직, 청와대 관련 부분에 대한 검찰의 전면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회창 전 총재의 최씨 돈 수수 의혹〓민주당 설훈 의원은 19일 “최씨가 지난해 12월 윤여준(尹汝雋) 의원의 자택에서 이 전 총재에게 전해달라며 2억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설 의원을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윤 의원과 설 의원을 비롯해 관련자들을 차례로 조사, 사건 경위와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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