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동씨 집 압수 3개 문건 "동일 정부기관서 작성한듯"

  • 입력 2002년 4월 5일 23시 38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재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는 5일 특별검사팀이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평화재단 상임이사의 집에서 압수한 ‘언론개혁’ 및 ‘정권재창출’ 관련 3개 문건을 분석한 결과 동일한 국가기관에서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문건의 출처 조사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문건 자체에 작성기관이나 시점은 명시돼 있지 않지만 문장형식, 부호, 서술방식 등이 비슷하고 일반인이 파악하기 힘든 언론사 논조와 내부상황 등이 담겨 있어 국가기관에서 작성한 공적 문서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이수동씨의 문건 가운데 98년 6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들어 있는 기밀문서가 포함된 사실을 확인, 이수동씨의 문건 소지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문건은 당시 청와대와 외교통상부가 작성한 뒤 국가정보원 등 일부 기관에만 배포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은 청와대 등 관련 인사들의 공무상 비밀 유출 혐의를 캐고 있다.

이에 대해 이수동씨 측은 “이수동씨가 수행원단에 포함돼 자연스럽게 문건을 얻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김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씨의 고교 동창인 김성환(金盛煥) 전 서울음악방송 회장이 서울음악방송 회사 임직원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하고 수십억원을 세탁한 단서를 포착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또 김성환씨가 지난해 12월 서울 강서구 등촌동 서울음악방송 사옥 부지를 담보로 71억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회사 직원 명의의 통장에 입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정현준(鄭炫埈) 게이트’와 관련된 회사의 계열사인 평창종합건설 유모 회장(55)을 4일 밤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김성환씨와 100억원대의 차명 거래를 한 경위와 내용, 지난해 서울음악방송과 50억원대의 투자계약을 한 경위 등을 조사한 뒤 5일 돌려보냈다.검찰은 김성환씨가 위성방송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에 제출한 투자 이행계획서에 성원산업개발 애경화학 등의 출자 계획을 포함시켰으나 관련사들의 직인이 일부 위조됐다는 첩보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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