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씨에 청탁 정황 포착…특검 김성환씨 재소환조사

  • 입력 2002년 2월 18일 17시 56분


김성환씨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재수사하고 있는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은 18일 이용호씨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 중단 압력 의혹과 관련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씨의 고교 동창인 김성환(金盛煥·52·사진)씨를 재소환해 조사했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지난해 9월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에게서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에게 동생 신승환(愼承煥)씨가 이용호씨에게서 돈을 받은 사실을 알려달라”는 청탁을 받은 경위와 신 전 총장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특검팀은 김씨의 통화명세 조회와 대검 방문객 자료에 대한 정밀분석 등을 통해 김씨가 신 전 총장에게 신승환씨의 금품 수수 사실을 알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최근 이형택씨에게서 “김씨가 신승환씨의 연루 사실을 신 전 총장에게 알려달라는 내 부탁을 이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이날 김씨는 신 전 총장과의 접촉을 부인했다.

김씨는 1차 소환 조사 때는 “이형택씨의 부탁을 받았으나 묵살했다”고 했지만 이날 조사에서는 “이씨로부터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또 이형택씨가 동화은행 후배 허옥석(許玉錫)씨에게서 받은 현금이 삼애인더스의 해외 전환사채(CB)를 팔아 챙긴 시세차익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돈의 성격과 이형택씨가 주가조작에 관여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2000년 4·13총선 직전 이용호씨가 건넨 5000만원을 사돈뻘인 박모씨(47)를 통해 받은 김봉호(金琫鎬) 전 민주당 의원을 19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또 김 전 의원의 C산업 명의로 된 차명 계좌를 정밀분석한 결과 입금액 2억6000만원에서 이용호씨가 건넨 돈을 뺀 나머지 2억1000만원 가운데 일부가 불법 모금한 정치자금이라는 단서를 포착하고 관련 수사를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보물 발굴사업을 주도하며 청와대 국가정보원 해경 등에 지원을 요청한 뒤 사업 수익금 15%를 받기로 약정한 혐의 등으로 이형택씨를 구속 기소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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