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엔 한국은행 본점에 70대 노인이 찾아와 ‘썩은’ 돈 1300만원을 새 돈으로 바꿔갔다. 이 노인은 70년대부터 돈을 묻어둔 땅속 항아리에 오물이 들어찬 줄 모르고 방치해온 것.
한은 발권국이 4일 이처럼 지난해 외형이 망가진 지폐의 교환내용을 모아본 결과 불에 탄 경우가 2747건에 4억7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두 번째는 뜨거운 장판 밑에 보관하다 눌어버린 경우로 1926건에 1억9400만원. 습기에 썩거나 세탁해버린 경우가 뒤를 이었고 전자레인지에 넣어둔 줄 모르고 전원을 켜거나, 쥐가 갉아먹은 희귀한 사례도 있었다.
돈이 불에 탔어도 원래 모양만 유지하고 있으면 재 부분도 남아있는 면적으로 인정한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 따라서 불에 탔더라도 △재를 털어내지 말고 △운반할 때 재가 부서지지 않게 상자 등 용기에 담아야 하며 △소형금고 지갑 등 보관용기에 든 채로 타버렸다면 그 상태 그대로 가까운 한은 본 지점으로 옮기라고 한은은 당부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