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탈북자 장기철씨 정착1년만에 大入합격

  • 입력 2002년 1월 21일 18시 34분


“대학을 졸업한 뒤 유능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싶습니다.”

탈북자 장기철(張基哲·30·대구 북구 산격동)씨가 국내에 정착한 지 1년 만에 2002학년도 대구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기술계열 야간부 특별전형에 응시해 21일 최종 합격했다.

1988년 아버지(64)와 함께 탈북해 중국에서 지내다 지난해 1월 19일 입국한 장씨는 경기 안성의 탈북자수용시설에서 지내다 같은 해 6월 대구로 이주했다.

이후 대구의 한 중소업체 공장에서 일자리를 얻은 그는 야간에 틈틈이 컴퓨터학원 등을 다니며 진학 준비를 해 왔으며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아버지와 함께 셋방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장씨는 “남한에서 컴퓨터 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고 ‘컴맹’을 면해야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것 같아 컴퓨터 분야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함북 나진시의 나진조선전문학교를 졸업한 그는 “북한에서 전문학교에 다닐 때 컴퓨터는 구경만 하고 직접 조작해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영진전문대는 장씨가 어려운 환경에서 진학하게 된 점을 감안해 입학금과 등록금 270여만원 전액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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