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성과금 잔치에 울산상권 들썩

  • 입력 2001년 12월 21일 21시 23분


“연말 성과금을 잡아라.”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연말 성과금 지급액이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말 특수’를 노린 울산의 유통과 유흥업계가 치열한 판촉전을 펼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 20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켜 아직 지급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잠정합의안만으로도 1인당 지급액이 성과금(통상임금의 300%+160만원 일시금)에다 임금 인상 소급분 등을 합해 1000만원 안팍에 이를 전망이다.

또 지난 10월 협상을 타결한 현대중공업 역시 올 연말에 성과금과 상여금으로 총 400%씩, 1인당 500만∼1000여만원까지 지급될 예정이다. 따라서 울산에 거주하는 두 회사의 직원(5만여명)에게 올 연말연시에 최소한 3000억원 이상이 지급될 예정이어서 백화점과 술집 등은 벌써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들 직원들이 목돈으로 가전제품과 가구 등 ‘몸집이 크고 비싼’ 제품을 구입할 것으로 보고 현대자동차 성과금 지급 시기에 맞춰 이들 제품에 대한 할인판매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역시 올 연말연시에 컴퓨터와 패션잡화 판매전을 갖는 등 14개 백화점과 할인점이 ‘현대 특수’를 노리고 갖가지 판촉전을 준비하고 있다.

또 지역의 34개 나이트클럽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직원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유명가수 초청공연을 유치하고 있으며 퇴근시간에 이들 회사 출입문 등지에서 판촉전을 펼치고 있다.

이달 초 개업한 한 나이트클럽 사장은 “자동차와 중공업의 올 성과금이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서둘러 개업했다”며 “요즘도 이들 회사 직원들로 초저녁에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웃었다.

울산상의 이웅걸(李雄杰) 진흥조사부장은 “성과금을 받지 못하거나 삭감된 업종의 근로자들은 위화감을 느끼겠지만, 울산 경제를 이끄는 양대 회사가 사상 최대의 성과금을 지급하면 소비심리가 회복돼 지역 경기는 상당히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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