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교사들 수시모집 축소 요구

  • 입력 2001년 11월 28일 18시 36분


일선 고교의 진학지도 교사들이 올해 처음 도입된 수시 1학기 모집을 폐지하는 등 수시모집 전형을 대폭 간소화해 줄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서울지역 대학입학관리처장협의회(회장 김승권·金勝權 고려대 입학관리실장)가 주최한 ‘고교 진학부장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고교 교사들은 수시모집 등 현행 대학입시 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부산 용인고 박만제 교사는 “1학기와 2학기 수시모집 기간이 4개월이나 돼 고3 학사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1학기 수시모집 선발 인원을 줄이거나 수시모집을 한번으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또 “수능 9등급제는 등급 경계선의 학생에게는 불리한 제도”라며 “등급제를 없애고 영역별 점수나 총점 등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일외국어고 이자옥 교사는 “수시모집에서 미등록 결원이 있어도 추가 합격자를 금지하고 있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며 “수시모집 응시 기회를 1, 2개로 제한하고 합격생은 정시지원 자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은 일부 대학에서 고교 평준화 정책에 역행하는 ‘고교 등급제’를 은밀히 적용하는 등 투명하지 못한 전형 절차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충북 청주고 임근수 교사는 “대학 진학실적이나 모의고사 성적 등에 따라 고교 등급을 매기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고교간 학력 차가 문제가 된다면 지필고사를 보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서울고 국중영 교사는 “논술 면접고사가 지나치게 어려워 논술 면접 과외 등이 성행하고 있는 만큼 고교 교과과정 내에서 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반 인문계 고교 교사는 내신성적을 상대 평가인 석차백분율로 반영할 것을 요구한 반면 우수 학생이 많은 특수목적고 교사들은 절대 평가인 ‘평어(수우미양가)’로 반영할 것을 건의했다.

교사들은 대입 추천서의 문제점과 대입에서 지방 수험생의 불평등 문제 등에 대해서도 개선 방안을 요구했다.입학관리처장협의회 김승권 회장은 “일선 교사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향후 대입제도 개선 방안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박용기자>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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