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내곡동 이전 백지화

  • 입력 2001년 11월 5일 18시 40분


국가정보원 인근인 서울 서초구 내곡동으로 청사를 옮기려던 군 정보기관인 국군기무사령부(구 보안사령부) 이전계획이 민간 정보기관인 국정원(구 안전기획부)의 반대에 부닥쳐 완전 무산됐다.

5일 군소식통에 따르면 문두식(文杜植) 기무사령관은 최근 신임 인사차 신건(辛建) 국정원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무사의 내곡동 이전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경복궁 맞은편 8000여평의 부지에 자리잡은 기무사는 당초 90년 가까이 된 낡은 건물을 허물고 같은 자리에 청사를 새로 지으려 했으나 문화계 등이 반발하면서 2년여 전부터 서울 교외 이전을 추진해왔다.

기무사가 첫손가락에 꼽은 부지는 내곡동 구룡산 자락. 99%가 개발제한구역에 묶인 이 곳 땅 20만평을 사들여 건평 5만평 규모의 신청사를 짓겠다는 생각으로 기무사는 기초설계까지 상당부분 진척시켰다.

그러나 인근 세곡동에 먼저 둥지를 튼 국정원측이 “정보기관이 밀집해 있으면 적의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면서 상당기간 힘겨루기가 진행됐으나 결국 기무사가 두 손을 들고 말았다. 기무사는 경기 과천 또는 성남 지역을 유력한 이전 후보지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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