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댐방류로 南어민 피해…어선등 떠내려가 3억 손실

  • 입력 2001년 10월 11일 23시 45분


북한이 갑자기 임진강 상류 북방한계선 북쪽에 있는 ‘4월5일댐’의 물을 한꺼번에 방류하는 바람에 경기 파주시와 연천군의 임진강 하류지역 어민들이 큰 재산 피해를 보았다.

파주시 등에 따르면 임진강 하류의 평균 수위가 10일 오후 8시경 급상승하기 시작해 11일 오전 1시경 파주시 적성면과 파평면 일대 수위가 평소보다 4m 이상 높아졌다.

이로 인해 인근 26가구 주민들의 그물과 통발 등 어구(漁具)를 비롯해 0.5t급 어선 2척이 불어난 물에 유실돼 3억원가량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파주어촌계 어민들은 11일 재발 방지책 마련과 피해 보상 등을 파주시와 정부측에 요구했다.

어촌계 1선단장 민선근(閔仙根·52)씨는 “10일 밤 낚시꾼의 신고로 달려가 보니 이미 물이 불어나 손쓸 겨를이 없었다”며 “북한측이 올 3월 댐을 만들었다는데 아직도 대책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어민은 “수위 관측소에서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고 군 당국에서도 방류 사실을 몰랐다면 안보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며 “애꿎은 어민들만 물난리를 겪은 셈”이라고 말했다.

10일과 11일 파주와 연천지역의 강수량은 각각 7㎜와 38㎜로 수위 상승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

파주시는 임진강 상류 북쪽에 많은 비가 내리자 북한측이 한꺼번에 많은 물을 방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가 발생한 임진강 유역은 연천군 군남면∼파주시 파평면에 이르는 구간으로 어민 80여 가구가 파주어촌계를 조직해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북한은 98년 11월부터 군 병력을 동원해 북방한계선 북쪽 1㎞ 지점인 황해북도 토산군 임진강 지류의 협곡을 막아 올 3월 ‘4월5일댐’을 완공했는데 이 댐은 수중보 형태의 소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주〓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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