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음식쓰레기로 부대찌개 납품-음식점 6명 적발

  • 입력 2001년 10월 3일 18시 39분


미군부대에서 먹다버린 쇠고기 등 음식물 쓰레기를 ‘부대찌개’용 재료로 공급해온 미군부대 식당관리자 등과 이를 부대찌개로 만들어 팔아온 식당주인 등 6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3일 미군 장병들이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경기 파주시 일대 음식점에 공급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로 미8군 제2사단 소속 G부대 식당관리자인 최모씨(52)와 음식물 중간 도매상 박모씨(63·여) 등 3명을 구속하고 이들에게서 음식물 쓰레기를 받아 부대찌개로 조리해 판매한 서모씨(43) 등 음식점 주인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5년전부터 미군 장병들이 먹다 남긴 쇠고기 돼지고기 소시지 요리 등을 따로 모아 박씨에게 넘겨주고, 박씨는 이를 파주시의 서씨 등이 운영하는 부대찌개 전문식당에 공급해 각각 1000여만원과 33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서씨 등 식당 주인들은 박씨 등이 공급하는 부대찌개 재료가 미군부대에서 나온 먹다 남은 음식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상 재료의 반값에도 훨씬 못미치는 가격인데다 이미 조리된 상태여서 양념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부대찌개 재료로 계속 납품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 등 식당업주들을 조사한 결과 미군부대 음식물 쓰레기 반출은 20여년전부터 계속돼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서씨 등이 찌개재료로 사용한 음식물 쓰레기 중에는 이빨 자국이 선명한 스테이크 등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파주 외에 동두천, 의정부 등 경기도 다른 지역 미군부대 주변 부대찌개 음식점에도 음식물 쓰레기가 부대찌개 재료로 공급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현기득기자>rat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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