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여운환 회장 부하’ 정형근 의원에 협박편지

  • 입력 2001년 9월 24일 23시 26분


한나라당 권력형비리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인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24일 ‘이용호(李容湖) 게이트’와 관련해 구속된 여운환(呂運桓)씨의 부하를 자칭하는 사람으로부터 부산 자택으로 협박편지가 배달돼 왔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19일 서울 송파우체국 소인이 찍혀 있는 이 편지는 발신자가 ‘광주광역시 김형욱’, 수신자는 ‘정형근 위원님’으로 돼 있다. 발신자는 편지 내용 중 ‘여운환 회장님을 오랫동안 모셔온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편지는 “우리 회장님은 지역 사회에서 인격과 덕망이 높기로 유명하신 분”이라며 “나라일로 고생하는 사람들과 식사하면서 술 한 잔 하는 것이 잘못이냐. 국가 공식기관인 검찰에서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인정한 일을 들쑤시는 것을 저와 우리 식구들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쓰고 있다.

편지는 또 “지금도 많은 식구들이 울분을 토로하면서 서울에 입성하고 있으며, 특별히 은혜를 많이 입은 식구들은 이미 의원님과 자제분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며 “저는 강력히 말리고 있으나, 언제까지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다. 이런 식이면 언제 모션을 취할지 모르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장관에게 수사와 정 의원 신변보호 요청을 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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