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지킴이]교통안전교육원 이홍로원장

  • 입력 2001년 8월 20일 18시 28분


“3초만 여유를 가집시다.”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교육원 이홍로(李弘魯·45) 원장은 교통안전 교육을 할 때마다 ‘3초 룰’을 강조한다.

18년간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교육을 해온 이 원장은 3초 룰만 지키면 교통사고가 절반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밝혀왔다.

우선 안전거리를 확보하라는 얘기다. 운전자가 전방의 교통 상황을 보고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올려놓는데 걸리는 시간은 0.75∼1초. 여기에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차가 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2초 이상. 따라서 앞차와 ‘3초의 여유’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차로를 변경할 때는 자동차의 백미러와 사이드미러를 3초씩 봐야 사각 지대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것.

심야 보행자 사고도 마찬가지. 보행자는 심야에 길을 걸널 때 신호가 바뀌어도 3초 정도의 여유를 갖고 차가 제대로 정지하는지 살핀 뒤 건너도 늦지 않은데 급하게 건너다가 불행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3초 룰은 이미 영국과 스웨덴 등 교통 선진국에서 확립된 교통안전 수칙입니다. 교통 사고는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고 사고 원인은 복잡하지만 예방하는 길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그가 가장 보람있게 여기는 것은 정부가 98년 ‘교통문화지수’ 제도를 도입하는데 크게 기여한 점이다. 교통문화지수는 운전 행태와 교통안전 교통환경 등 3개 부문의 11개 항목을 조사 분석해 100점 만점으로 계량화한 수치로 해당 도시의 교통문화 수준을 보여준다.

이 지수는 지방자치단체별로 교통 안전에 대한 관심을 높여 나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다만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개최도시 교통문화지수를 비교한 결과 일본의 하위권인 오사카가 국내 1위 도시보다 높았던 점이 아쉬웠다는 것이다.

그는 교통안전 분야를 초중고교의 정규 과목으로 만들고 교통사고를 낸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안전운전 실습장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통사고 예방은 운전자, 도로, 교통 행정 등 3박자가 맞아야 하지만 운전자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교육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교통사고는 40대 사망원인 중 1위이고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는 10년 전에 비해 전혀 줄지 않았어요. 평생 교통안전 교육을 위한 장치와 제도를 마련하는게 시급합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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